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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놀이 불청객 '이안류'..해운대 빈번한 이유

이지현 기자I 2012.08.06 18:03:24

태풍 담레이의 간접적인 영향 이후 골이 더욱 깊어져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순식간에 20~30m까지 물놀이객을 휩쓸고가는 역파도 이안류가 부산 해운대에서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행히 지난 5일 발생한 이안류에 의해 휩쓸려간 200여명의 피서객은 모두 안전관리요원에 의해 구조됐지만, 추가 이안류가 발생할 경우 언제든지 위험한 상황에 처해질 수 있어 물놀이객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기상청은 “물결이 부서지는 쇄파대의 면적이 넓고 경사가 완만한 곳에 이안류 발생 가능성이 큰데 해운대가 조건에 맞아 이안류가 자주 발생하는 것”이라고 6일 밝혔다.

이안류는 해안에 접근해 파도가 부서질 때 한곳으로 모인 바닷물이 좁은 폭을 통해 다시 바다로 빠르게 빠져나가는 흐름이다. 해안으로 밀려드는 파도 때문에 바다쪽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다가 순간적으로 틈이 생기면 강한 물의 흐름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안류는 기상과 지형, 해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나타난다. 해운대 해수욕장의 경우 해안선이 외해에 트인 방향으로 남쪽을 향하고 있어 남풍, 남서풍이 지속되고 파고 1.5 m 이상의 파가 해안선의 직각으로 밀려들어오면 이안류가 발생한다.
지난 4일 부산 해운대 6번 망루 전방 통제시 이안류의 모습 (기상청 제공)
지난 4일 발생한 이안류의 경우 태풍 담레이의 간접적인 영향 이후 골이 더욱 깊어져서 상대적으로 수심이 깊은 곳에는 쇄파가 되지 않고 주변에만 쇄파가 일어나면서 해안으로 밀려온 파도가 골을 따라 외해로 빠져나가면서 이안류가 지속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지자체에서는 백사장과 모래 유실로 인해 이안류가 잦아지는 것으로 판단하고 제방을 설치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해저지형, 해안선의 변화 등은 예상치 못한 해류 흐름의 변화를 야기시켜 다른 형태의 자연재해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조석준 기상청장은 “해양환경요소의 정확한 관측 및 검증을 통해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수욕에 나서는 피서객에 대해서도 주의를 부탁했다. 조 청장은 “매일 오전 9시부터 다음날 오후 6시까지 3시간 간격으로 5단계의 이안류 주의보를 발표하고 있다”며 “이안류 예측정보를 참고한다면 피서객의 조난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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