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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파리에서 착안...'10원' 동전 절반 두께 카메라 개발

강민구 기자I 2020.03.23 11:37:04

정기훈 한국과학기술원 교수팀 고해상도 초박형 카메라 개발
제노스 페키 눈 구조 모사, 드론·모바일·의료 기기 적용 기대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말벌에 기생하는 초파리인 제노스 페키(Xenos peckii) 곤충의 눈을 모사해 기존 카메라보다 더 얇은 렌즈 두께와 넓은 광시야각을 갖는 카메라를 개발했다.

카메라 렌즈의 두께는 0.74mm로 10원짜리 동전의 절반 정도로 얇고 가벼워 드론이나 모바일 등 소형 카메라가 필요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정기훈 바이오·뇌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고해상도 이미징을 위한 곤충 눈 구조의 초박형 카메라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초박형 어레이드 카메라를 통해 얻은 배열 영상(왼쪽)과배열 영상을 통해 통합한 합성 영상(오른쪽).<사진=한국과학기술원>
최근 얇고, 가벼운 스마트 기기 개발로 소형화된 이미징 시스템의 수요가 커지고 있지만 기존 카메라는 물체의 상이 일그러지거나 흐려지는 현상인 ‘수차’를 줄이기 위해 다층 렌즈 구조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렌즈 두께를 감소시키는 데 한계가 있었다.

기존 곤충 눈을 모사한 미세렌즈 배열(Microlens arrays) 방식도 렌즈 사이의 광학 크로스토크(Optical crosstalk)라는 현상이 발생해 해상도가 낮아졌다.

연구팀은 제노스 페키 곤충의 시각 구조를 모사한 렌즈를 제작했고 이를 이미지 센서와 결합한 초박형 카메라 개발로 문제를 해결했다.

곤충의 눈은 렌즈와 렌즈 사이의 빛을 차단하는 색소 세포가 존재해 각 렌즈에서 결상되는 영상 간 간섭을 막는다. 이러한 구조를 활용하면 광학 크로스토크를 막아 고해상도 영상 획득에 도움을 준다.

연구팀은 포토리소그래피(Photolithography) 공정으로 광 차단 구조를 얇게 제작해 광학 크로스토크를 차단하고, 렌즈 방향을 이미지 센서 방향인 역방향으로 배치했다.

이어 카메라의 원거리에 있는 물체를 모든 렌즈에서 같은 시야각으로 동일한 영상을 획득하고, 배열한 영상들을 하나의 이미지로 합성한 결과, 합성 전 단일 영상보다 해상도가 향상됐다.

정기훈 교수는 “상용화 가능한 초박형 카메라를 제작하는 방법을 개발했다”며 “카메라는 영상획득이 필요한 장치에 통합돼 장치 소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빛:과학과 응용(Light : Science & Applications)’에 지난달 27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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