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선친 묘소 ‘흑주술 논란’, 새 국면…“문중서 氣 보충” 주장

박기주 기자I 2023.04.06 14:43:22

이재명 문중 주장 인물 "6·1 선거 전 기 보충작업한 것"
이재명 측 "평소 알던 사이도 아니고, 들은 바도 없다"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지난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부모님 묘소가 훼손됐고, 의미를 알 수 없는 돌멩이가 묻혀져 있다고 언급했던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 대표의 문중 인사들이 이 대표를 돕기 위한 의식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당시 ‘흑주술 또는 저주’의 가능성이 있다고 이 대표가 언급했던 것을 고려하면 다소 난처한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사진= 이재명 대표 SNS)
전남 강진군에서 고려청자를 연구하고 있는 이모(85)씨는 “지난해 6월1일 지방선거 3일 전인 5월29일 문중 인사들과 함께 경북 봉화군의 이 대표 부모 묘소에서 기 보충작업을 했다”고 밝혔다고 6일 뉴시스가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5월 ‘이 대표가 대통령 선거에서 낙선한 후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도움을 주자’는 문중 지인으로부터의 연락을 받고 지방선거 사흘 전 이 대표의 선산을 찾았다. 이씨 일행은 강진 고려청자가 생산됐던 강진군 대구면에서 돌덩이 6개를 가져가 ‘날생(生)’, ‘밝을명(明)’, ‘기운기(氣)’ 한자를 새겨 봉분 가장자리에 묻었다. 이 글자는 ‘신명스러운 밝은 기운이 모이는 곳’이라는 의미를 가졌다는 게 이씨의 주장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12일 자신의 SNS를 통해 한 사진을 올리며 “질문입니다. 후손들도 모르게 누군가가 무덤 봉분과 사방에 구멍을 내고 이런 글들이 쓰인 돌을 묻는 것은 무슨 의미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 대표는 “봉문이 낮아질만큼 꼭꼭 누루는 것(봉분 위에서 몇며이 다지듯이 뛴 것처럼)은 무슨 의미겠느냐”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올린 돌멩이 사진에는 ‘生明O’(생명O, 마지막 글자는 불분명) 이라는 세 음절의 한자가 적혀 있었다.

그는 이후 올린 SNS글을 통해 부모님의 묘소 사진을 울린 후 “의견을 들어보니 일종의 흑주술로 무덤 사방 혈자리에 구멍을 파고 흉물 등을 묻는 의식으로, 무덤의 혈을 막고 후손의 절멸과 패가망신을 저주하는 흉매(또는 양밥)라고 한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이곳은 1986년 12월 아버님을 모시고, 2020년 3월 어머님을 합장한 경북의 부모님 묘소”라며 “흉매이지만 함부로 치워서도 안된다는 어르신들 말씀에 따라 간단한 의식을 치르고 수일내 제거하기로 했다. 저로 인해 저승의 부모님까지 능욕당하시니 죄송할 따름”이라고 적은 바 있다.

이재명 대표 측은 이번 보도에 대해 “(기 보충 작업을 했다는) 이씨 및 문중들이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도 아니고, 해당 사실에 대해 전해들은 바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이 사건은 경북경찰청과 봉화경찰서는 합동 수사팀을 꾸려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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