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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석학인터뷰] 쑨쉐궁 "중국 올해 경제성장률 7.4% 예상"

김경민 기자I 2014.10.16 14:25:28
[베이징= 이데일리 김경민 특파원] 최근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의 경제성장세 둔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글로벌 금융위기 파고에서도 세계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중국이 성장 속도가 주춤할 경우 이에 따른 세계경제 파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쑨쉐궁(孫學工)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경제연구소 부소장(47·사진)은 15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중국 정부 목표치 7.5%에 살짝 못 미치는 수준이다.

쑨 부소장은 “중국정부는 7.5% 안팎이라는 단서를 달았기 때문에 7.4% 정도면 충분히 목표한 대로 이루는 것”이라며 “오는 2020년까지 7%대 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쑨 부소장의 이같은 전망이 적중한다면 중국경제가 한 시름 놓을 수 있는 상황이다.

다음은 그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최근 중국 경제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크다. 현재 상황을 진단해달라.

△ 중국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하나의 과도기 과정일 뿐 일각에서 우려하는 경착륙 가능성은 거의 없다.

중국은 오는 2020년까지 7%대 성장을 유지할 여력이 충분하다. 이를 뒷받침할 이유는 크게 5가지다. 먼저, 중국 노동력 수준이 개선됐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노동생산율이 끊임없이 향상되고 있어 부분적으로 나타나는 노동 인구 감소를 충분히 메워줄 수 있다. 중국 안에서만 올해 전문대 이상 졸업자 수가 717만명에 달한다.

두 번째는 중국 연구개발(R&D) 투자 비용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R&D 지출 규모는 세계 2위로 GDP의 2% 가까이 차지한다. 이런 투자가 중국의 지속적인 성장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본다.

세 번째는 중국 공업화와 도시화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도시화율은 0.2~0.3%포인트 상승할 여력이 아직 있는데 이는 거대한 수요 창출과 산업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다.

네 번째는 중국 산업 구조가 상당히 탄탄한 수준으로 성장했고 기초 인프라 수준도 개선됐다는 점이다. 토지나 노동력 비용이 다소 올라가겠지만 업황 부진이 도미노처럼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마지막으로 중국 경제의 지역차가 여전히 크다는 점도 추가 성장 요인이 된다. 동부 연안 도시들의 1인당 GDP는 평균 1만달러를 넘어섰지만 중서부 지역은 3000~4000달러에 그친다. 중서부 도시들의 도약이 중국 경제의 버팀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올해 상반기 미니 부양책을 쏟아냈는데 이에 대한 평가는.

△미니 부양책은 중국 정부가 개혁과 함께 경제성장의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 내기 위해 추진한 것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 정부 권한 축소와 세제 개혁 등 많은 성과를 거뒀다. 아울러 거시 경제의 안정을 위해 여러 지원책도 썼다. 현재 중국 경제 약점으로 꼽히는 판자촌 개선과 농업, 소규모 기업 등에 대한 대대적 지원도 이뤄지고 있다.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7.5% 내외’를 달성할 수 있는지.

△올 상반기 중국 경제는 7.4% 성장했다. 경제성장이 지난 7월과 8월 일시적으로 주춤했지만 9월부터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하반기에도 7.3~7.4%대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올해 전체 성장률이 7.4%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7.5% 안팎을 기록할 것이라는 목표치에 맞는 것이다.

-중국 경제의 장애물과 이를 극복할 성장동력은 무엇인가.

△단기적으로 봤을 때 중국 경제가 직면한 최대 장애물은 부동산 시장의 조정국면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경제발전에 따른 장애물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중국은 부동산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서비스와 첨단기술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서비스업 성장 속도는 현재 2차 산업 성장 속도보다 0.6%포인트 빠르고 3차 산업 가운데 가장 탁월하다. 제조업 중에서는 첨단기술산업이 제조업 전체 성장 속도를 뛰어넘고 있다.

또 탄탄한 소비가 중국 경제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중국 경제 성장에서 소비의 공헌도는 이미 투자를 넘어섰다. 특히 전자상거래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으며 통신 기기와 대체 에너지 산업 성장 속도도 지난해보다 나아졌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이 우려스러운 것은 분명한데.

△중국 부동산 시장은 과거 몇 년간 빠르게 성장했지만 당연히 부작용도 있었다. 중국은 현재 도시화 과정에 있으며 이는 부동산 시장에 큰 수요를 만들고 있다. 또 주택상품화 개혁도 한 몫했다. 그러나 부동산세 부재 등으로 투자 또는 투기성 수요가 많았으며 이에 따라 주택가격은 사람들이 부담하지 못할 정도까지 상승했다. 부동산 시장 둔화는 중국 경제의 중장기적 관점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앞으로 부동산 투자는 매년 10%씩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중국 GDP 성장률 속도를 1%씩 늦추는 요인이 될 것이다. 또 부동산 시장의 둔화는 지방정부의 재정수입에도 악영향을 미쳐 지방정부의 투자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중국 부동산의 레버리지 비율은 비교적 낮아 금융기관으로 충격이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중국에서는 올해 초 그림자 금융 규제에 따른 유동성 경색 우려가 컸는데.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 상황이 심각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은 GDP 대비 부채 비율이 대략 40%로 선진국보단 낮다. 또 지방정부 부채는 기초 인프라 투자 등의 비중이 커 소비 관련 투자 부채가 많은 선진국과 차이가 있다.

중국이 선진국에 비해 다소 안전하다고 하지만 대비는 해야 한다. 최근 수 년간 중국의 채무 증가 속도가 GDP 성장 속도보다 더 가팔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제 증가 속도를 통제해야 한다. 또 단기채무 상환 압력이 높지만 최근 지방채 발행이 허용돼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제조업 국가에서 소비 중심 국가로 변신하고 있는데 유망산업은.

△중국의 소비 증가속도는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른 편이다. 중국은 지난 30년간 세계에서 소비가 가장 빠르게 성장한 국가 중 하나였다. 그러나 소비가 중국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던 이유는 투자와 수출 증가가 더 가팔랐기 때문이다. 중국은 투자와 수출 증가가 둔화되면서 이제 소비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중국은 향후 첨단 IT, 서비스, 건강 산업 등이 유망할 것으로 본다.

-다음 달 중국 베이징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회담이 열리는데.

△올해 APEC 의제 중 하나는 ‘상호 교류와 상호 연결의 강화’로 지역 경제, 무역, 투자 측면에서 중요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또한 공동체 의식을 갖고 가시적인 성과를 일궈낼 것으로 기대한다.

-동아시아, 세계 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위상은 어떤 것이며 당면과제는 무엇인가.

△중국은 세계 2위 대국이지만 1인당 GDP 수준은 그렇게 높지 않다. 중국의 현재 1인당 GDP 수준은 세계 평균 수준보다 낮다. 물론 동아시아 평균 수준보다도 낮다. 이에 중국이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는 지속적인 경제 발전과 함께 빈곤·환경 문제 등과 같은 기초적 문제를 해결하고 복지를 향상시키는 것이다. 이런 토대가 구축되면 중국보다 빈곤한 국가들의 발전을 도울 수 있을 것이며 많은 국제적 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졌는데.

△중국과 한국 경제는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러한 영향력은 양국 경제 발전에 매우 긍정적이다. 두 나라 관계는 경쟁보다는 협력 관계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은 크고 풍부한 노동력 등 공급 구조가 전반적으로 탄탄하다. 한국은 기술과 관리 수준이 탁월하며 막강한 자금력을 갖고 있다. 양국 기업은 이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더욱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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