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구현모 1주년 “플랫폼 사업 비중 50%까지 늘린다”(종합)

노재웅 기자I 2021.03.29 11:52:29

제39기 정기 주주총회 개최
인공지능(A)·빅데이터(B)·클라우드(C) 재차 강조
“디지코 KT 기업가치 높이고, 산업 혁신 이끌 것”
디지털 화물운송·의료기기 사업 정관 추가
배당금 1350원 확정..전년比 22.7%↑

구현모 KT 대표. KT 제공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취임 1주년을 맞이한 구현모 KT 대표가 29일 주주총회에서 “현재 33% 가량인 디지털 플랫폼 사업 비중을 2025년까지 50%까지 높여 회사 성장을 이끌겠다”고 약속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무기로 통신뿐 아니라 미디어·콘텐츠, 로봇, 바이오·헬스케어 같은 신사업에 도전해 성공하겠다는 자신감이다.

외부 협력 확대 및 자회사 구조개편 힘쓴 1년

구 대표의 취임 첫 전략적 행보는 외부 협력 강화였다. 그 일환으로 2020년 2월 ‘AI원팀’을 결성했고, 11월에는 ‘클라우드원팀’을 만들었다.

AI원팀에는 인공지능 분야 공동 연구 개발, 인재 양성을 위해 현대중공업, KAIST, ETRI 등 국내 대표 산·학·연이 참여하고 있다. 결성 이후 LG전자, 동원그룹, 한국투자 등이 추가 합류하는 등 AI원팀의 외연을 넓혀 나갔다. 현대중공업그룹과는 로보틱스 분야에서 500억 원 규모 투자계약을 체결하며 전략적 제휴 관계를 다졌다.

클라우드원팀은 한컴 등 국내 클라우드 솔루션 전문기업들과 서울대, 포항공대 등이 참여 중이다.

그룹 경영 측면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경영권 확보,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 등 성과를 냈다.

미디어, 커머스 등 신사업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그룹 자회사 리스트럭처링(구조개편)도 본격화했다. 지난해 10월 T커머스 사업자인 ‘KTH’와 모바일쿠폰 사업자인 ‘KT엠하우스’를 합병해 디지털 커머스 전문기업으로 육성한다고 밝힌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KT파워텔을 디지털보안장비 제조사 아이디스로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또 콘텐츠 전문기업 ‘KT 스튜디오 지니’를 설립해 그룹 내 미디어 콘텐츠 역량을 모아 투자, 기획, 제작, 유통까지 아우르겠다고 선언했다.

구현모 대표는 “최근 들어서 콘텐츠가 미디어 사업에 끼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고, 오리지널 콘텐츠 보유 여부가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KT가 다른 어떤 국내 사업자보다 콘텐츠 사업을 통해 수익을 잘 낼 수 있겠다는 판단으로 스튜디오 지니를 설립했다. 원천 IP 확보, 제작, 유통 등 가치사슬 기반의 경쟁력 보유하겠다”고 강조했다.

새 브랜드 KT엔터프라이즈 앞세워 B2B DX시장 공략

구 대표는 ‘디지털 혁신’을 기회로 B2B DX(디지털전환) 시장을 공략해 미래성장 기반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10월 새로운 B2B 브랜드 ‘KT 엔터프라이즈(Enterprise)’를 공개한 바 있다. 그동안 네트워크 인프라 우위를 기반으로 모바일, 인터넷, IPTV 등 B2C 시장 중심의 사업을 진행해왔다면, 앞으로는 AI, 빅데이터, 클라우드의 ‘ABC’ 역량을 앞세워 B2B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KT는 B2B 시장에서 고무적인 변화를 만들어 왔다. 유무선 통신 매출 비중이 2016년 66%에서 2020년 50%로 낮아진 반면, B2B 매출 비중은 2016년 31%에서 2019년 34%로 늘었다. 서비스 종류도 기존의 메시징, 전용회선 등 45종에서 빅데이터, 지역화폐, 보안, 에너지 등 94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고, 사업 수주 규모도 연평균 37% 성장해 왔다.

나아가 KT는 오는 2025년까지 현재 33% 가량인 디지털 플랫폼 사업 비중을 5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다.

구 대표는 “디지코라는 이야기를 하게 된 배경은 정체된 상황과 기존 통신 시장을 넘어 미래 성장을 위해 통신에 기반한 디지털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나기 위함”이라며 “디지털 플랫폼은 수요와 공급 양쪽을 이어 수익을 내는 개념으로, 대표적으로는 미디어 사업과 IDC·클라우드가 있다. IPTV 플랫폼은 올해 2조원 규모의 매출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디지털 플랫폼 사업 분야에 시장의 수요가 많고, 특히 금융·유통 등 산업 전반에 걸쳐 DX(디지털 전환) 요구가 많다”며 “2025년까지 디지털 플랫폼 사업 비중을 50%까지 높여서 회사 성장을 이끌 것이며, 이익도 만들 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KT 정기 주주총회 현장. KT 제공


디지털 신사업 정관 마련..배당도 확대

이날 주총에서는 △제39기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5개 안건이 상정됐으며, 모두 원안대로 의결됐다.

배당금은 전년 대비 주당 250원 늘어난 1350원으로 확정됐다. 배당금은 내달 27일부터 지급한다.

정관 일부 변경에 따라 2개의 목적사업이 추가됐다. 디지털 물류사업을 위한 ‘화물운송업 및 화물운송주선업’과 빅데이터·클라우드 기반의 바이오 정보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의료기기의 제작 및 판매업’을 목적사업으로 추가했다.

관련 사업을 담당할 조직 정비도 완료됐다.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물류는 AI·DX융합사업부문의 KT랩스가, 바이오는 CEO 직속 미래가치추진실에서 담당할 예정이다.

구 대표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KT는 서비스 매출, 이익, 순이익 성장을 달성했으며,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확대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도 최선을 다한 해였다”며 “올해는 본격적인 디지코 관련 사업 확장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기업가치를 한층 더 끌어올리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