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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는 지난달 31일 홍해 항해를 48시간 동안 전면 중단한다고 선언한 뒤 기간을 다시 연장했다. 지난달 15일 홍해 항해를 일시 중단한 뒤 약 2주 만에 운항을 재개했지만, ‘머스크 항저우호’가 후티의 미사일 공격을 받자 희망봉 노선으로 옮겨갔다.
머스크는 성명서를 통해 “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변화하는 상황을 추가로 평가하는 동안 이 지역을 통한 모든화물 이동을 계속 중단 할 것”이라며 희망봉 주변으로 경로를 변경해 운항한다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홍해를 통해 수에즈를 항해할 예정인 컨테이너 선박 30척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17척의 항해를 보류했다. 머스크의 ‘2M’ 해운동맹이자 선복량 기준 세계 1위인 스위스 MSC도 희망봉을 이용해 계속 우회하고 있다.
하파그로이드는 선박의 항로를 계속 변경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오는 9일까지 홍해에서 벗어나 아프리카의 남쪽 끝을 경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해운 공룡들이 잇따라 우회로를 찾으면서 물류비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수에즈 운하는 전 세계 컨테이너선의 3분의 1 정도가 이용하고 있다. 이 노선을 이용하는 컨테이너선이 아프리카 남단 주변으로 경로를 변경할 경우 아시아와 북유럽을 왕복할 때마다 최대 100만달러의 추가 연료비가 발생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최근 홍해 일대 긴장 고조로 유가가 들썩이면서 해운사의 연료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연료비 상승은 결국 물류비 인상으로 이어져 제품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이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어서다. 연초 머스크와 하파그로이드 주가가 상승한 것도 항로 연장이 운임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미 일부 해운사는 물류비 인상을 예고했다. 지난 2일 프랑스 컨테이너선사인 CMA CGM은 아시아~지중해 노선 컨테이너 운송비를 오는 15일부터 새해 첫날(1일) 대비 최대 100%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다른 해운사들도 연쇄적으로 운임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한층 더 커졌다.
수년간의 전쟁 끝에 예멘의 일부를 장악한 후티 반군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팔레스타인 이슬람 단체 하마스를 지원하기 위해 작년 11월부터 국제 선박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에 머스크와 하파그로이드 등 주요 해운사들은 홍해 항로 이용을 중단하고 희망봉을 돌아 운항하고 있다. 선박 보호를 위한 미국 주도의 군사 작전이 전개된 후 머스크는 작년 12월24일 홍해 항로 이용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