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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 수익 보장” 문자 클릭하니 '먹튀사이트'에…警, 사기범 일당 검거

박기주 기자I 2020.06.22 12:00:00

경찰청 사이버안전국, 사기 도박사이트 운영 4명 검거해 2명 구속 송치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 또는 재테크 문자에 URL포함해 피해자 유인
출금 요구 땐 수수료 명목으로 추가로 돈 뜯어내기도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재테크 관련 문자나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에 URL을 포함, 사기 도박사이트(일명 먹튀사이트)로 유인해 수십억원의 범죄수익을 거둔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범죄 개요도(자료= 경찰청)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은 필리핀 사기도박 사이트를 운영하고 사기행각을 벌인 조직원 3명과 사이트 개발자 1명을 사기 등 혐의로 검거했다고 22일 밝혔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문자발송과 회원관리 등을 한 조직원 3명 중 2명은 구속해 지난 19일 검찰에 송치했고, 나머지 한 명은 군 복무 중인 상태로 군검찰에 해당 사건을 이송했다.

경찰 수사 결과 이들 피의자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코로나19 확진자 정보’, ‘대통령 피습’. ‘백두산 화산폭발’ 등 자극적인 가짜뉴스 문자메시지를 불특정 다수에게 64만건 가량 발송해 사기 도박사이트 접속을 유도했다. 최근에는 수익 300% 보장 등 재테크 관련 문자를 보내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피해자들이 해당 사이트에 접속하면 피의자와 1대1 카카오톡을 하는 채널로 이동하고, 이를 통해 사기 도박사이트 가입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범행이 이뤄졌다. 피의자들은 높은 승률을 보장한다며 투자금 명목으로 피해자들에게 도박자금을 입금하게 했고, 실제 많은 수익금을 거둔 것처럼 사이버머니에 표기됐다. 수억원이 넘는 규모 사이버머니가 쌓이자 피해자들은 수익금 출금을 요청했고, 피의자들은 수수료 명목으로 수천만원의 추가 입금을 요구해 돈을 추가로 뜯은 뒤 여러 이유를 대며 돈을 돌려주지 않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사이버테러수사1대 1팀장 이병길 경감이 2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본관에서 인터넷 도박사이트 가짜뉴스 문자메시지 발송 사건 수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이런 방식의 범행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62명, 30~40대 여성과 50~60대 남성이 대부분인 것으로 확인됐다. 총 피해액은 약 26억원으로, 피해자 중 한명은 2주 동안 2억6000만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피의자들은 필리핀에 거주하며 IP주소 세탁 등 수사기관의 추적을 회피해가며 범행을 했고, 원래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다 수익이 나지 않자 사기도박으로 전향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인 검거와 더불어 추가피해 예방을 위해 피의자들이 개설한 사기도박 관련 사이트 167개를 삭제 및 차단 조치하는 한편 주거지 금고에 숨겨둔 현금 8000만원을 압수하고 범죄수익금 전액을 몰수하기 위해 자금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집중단속과 코로나19 등 여파로 불법 도박사이트가 운영난에 시달리면서 수익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수수료 명목으로 추가 입금을 받아 빼돌리는 등 사기 도박사이트(먹튀사이트)로 변질되고 있다”며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는 분야의 가짜뉴스나 고수익 투자 정보를 빙자한 문자를 불특정 다수에게 보내 사기 도박사이트 가입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찰청은 관계기관과 협력해 가짜뉴스에 더욱 엄정하게 대응할 계획”이라며 “국제공조 등 모든 역량을 동원해 해외에서 범행한 사기도박 피의자 전원을 검거하기 위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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