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베트남 배터리시장 진출…동남아 선점 시동 건다

김미경 기자I 2018.09.10 11:28:29

현지 빈패스트와 양해각서 체결
전기 스쿠터용 배터리 우선 공급
“구체적 협력 내용은 추후 확정”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LG화학(051910)이 베트남 전기차 배터리 시장 진출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시장까지 사업 확장에 나선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중국 배터리시장의 굴기를 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신시장 발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업계 및 베트남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LG화학은 베트남의 삼성전자로 불리는 완성차 업체인 빈패스트(Vinfast)와 전기차 배터리 공급 등 포괄적인 사업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빈패스트는 베트남 시가총액 1위(약 16조원)인 빈그룹의 자회사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빈패스트에 전기차, 전기 스쿠터 등에 사용되는 배터리를 공급하는 한편, 고품질 친환경 제품 공동 개발, 현지 합작법인 설립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빈패스트는 지난해 9월 설립한 베트남 최초의 완성차 업체다. 설립과 동시에 베트남 하이퐁시에 약 4조원 규모의 자동차 제조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올 6월에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하노이 공장을 인수한 바 있다. 빈패스트는 GM으로부터 라이선스까지 획득해 자동차를 생산할 계획으로 2021년 이후 전기차 및 전기버스 양산이 목표다.

이번 MOU에는 LG화학이 빈그룹 산하의 전자 계열사인 빈스마트에 스마트폰용 배터리를 공급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은 이번 MOU 체결에 대해 “빈패스트의 전기차 생산 프로젝트에 대한 글로벌 파트너사의 신뢰를 증명한 동시에 LG화학으로서는 베트남에서 사업 확대의 기회를 잡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LG화학은 1995년 베트남 남부 동나이성 고다우 공업단지에 디옥틸프탈레이트(DOP) 생산법인인 ‘LG화학 베트남 법인’을 설립하며 진출했다. 베트남 북부 진출은 약 23년 만이며, 베트남 전기차 배터리 시장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LG화학 관계자는 “급성장이 예상되는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적 협력”이라며 “내년 출시할 전기 스쿠터 생산을 위한 공급을 시작으로 배터리 공급 등 구체적인 사항은 추후 논의를 통해 확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은 세계 최대 스쿠터 시장이다. 약 5000만대가 운행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스쿠터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을 줄이고자, 최근들어 배출가스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전기 스쿠터 시장은 매우 잠재력이 크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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