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불안했던 중고폰 단말기 개인정보 삭제, 몇 분이면 해결"

김현아 기자I 2024.06.24 14:00:00

삭제 안 된 개인정보 유출 심각
KT M&S, 데이터 삭제 서비스 무료 제공
타사 고객이나 개인 간 거래폰도 무료
하반기 중고폰 안심거래 인증 준비
중고폰 시장 활성화되면 환경보호

[이데일리 김현아 IT전문기자] 휴대폰을 반납하면 할인을 해준다는 말에 속아 사용하던 폰을 넘겼더니, 대리점에서 삭제된 사진을 복원해 유출했다. 내 전화기에 입력된 전화번호의 이름 ‘엄마’로 발신자 표기가 떠서 지시대로 했더니 보이스피싱이었다.

이처럼 중고폰 개인정보 유출이 심각한 상황에서, 정부는 안전한 중고폰 유통을 활성화하기 위해 ‘중고폰 안심거래 사업자 인증제’를 도입키로 했다. 중고폰을 매입하거나 판매하는 사업자를 대상으로 개인정보 삭제 여부, 성능 등급 기준 마련 여부 등을 검사한 뒤 인증서를 발급하는 것이다.

전자레인지처럼 생긴 기기에서 몇 분 만에 데이터 삭제

KT의 통신기기 소매업 계열사인 KT M&S는 ‘중고폰 안심거래 인증’을 준비하면서 데이터 완전삭제 서비스인 ‘굿바이 클리너’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스마트 MRI’ 방식을 도입하여 기존 키오스크 방식에 비해 개인정보 삭제 시간을 크게 단축시켰다.

KT M&S 직영 매장 직원이 고객이 반납한 중고폰의 개인정보를 삭제하기 위해 전자레인지처럼 생긴 ‘스마트 MRI’ 기기에 고객 휴대폰을 넣고 있다. 사진=KT M&S


이석호 KT M&S 경영기획총괄(상무)은 “일반적으로 키오스크를 이용해 휴대폰을 반납하고 개인정보를 지우려면 폰에 앱을 설치하고 키오스크와 통신해야 해서, 직원이 옆에서 도와도 10~20여 분이 걸리며 에러가 발생하면 1시간도 소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이번에 도입한 경량화된 ‘스마트 MRI’ 방식은 몇 분 안에 개인정보 삭제가 가능하고, 실시간 중고폰 판정 및 즉시 입금, 삼성 특별보상 혜택 제공, 개인정보 완전삭제 및 삭제 확인서 발급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타사 고객에게도 무료로…삼성스토어에도 들어간다

KT M&S는 전국 270개 직영점에서 이 같은 개인정보 완벽 삭제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KT 고객이 아니더라도, 통신사에 상관없이 누구나 어디서나 데이터 삭제 및 삭제 확인서 발급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당근마켓을 통해 중고폰을 판매하려는 경우, 가까운 KT M&S 직영 대리점에서 개인정보 삭제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이 상무는 “현재 중고폰 거래의 약 50%는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지며, 오토바이가 와서 폰을 수거해 가는 방식이다. 이때 공장 초기화(리셋) 정도는 하지만 개인정보 완벽 삭제까지는 이루어지지 않는다”며, “KT그룹은 이러한 고객들도 안심하고 사용하지 않는 폰을 내놓을 수 있도록 무료로 개인정보 삭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또 “저희 직영매장뿐 아니라 삼성스토어, 판매점 등 다른 채널로도 확대하고 있다”고 했다. KT M&S는 빠른 개인정보 삭제가 가능한 ‘스마트 MRI’ 솔루션을 삼성스토어에 7월 중 200여 대 공급할 예정이다.

이석호 KT M&S 경영기획총괄(상무). 사진=KT M&S


편리한 개인정보 삭제로 중고폰 활성화, 환경보호

KT M&S뿐만 아니라 통신 3사 대리점들은 현재 키오스크를 사용해 중고폰 거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 매장에는 2000여 대, KT 매장에는 1600여 대 등 전국적으로 약 6600여 대가 보급되어 있다. 그러나 키오스크 한 대의 가격이 약 1000만원 정도로 중소 판매점에는 도입이 어렵다.

이 상무는 “판매점이나 개인 간 거래를 통해 유통되는 중고폰은 개인정보를 완벽하게 삭제하는 것이 어려워 타사 고객이나 개인 간 거래 폰에도 무료로 개인정보 삭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면서 “외관으로 드러나지 않는 CPU, 메모리 성능, 배터리 효율, 스피커, 카메라 등 약 20여 개 이상의 중고폰 성능을 전문적으로 검수해 결과 보고서를 발부하는데 이를 통해 반품, 환불, 교환에 대한 기준이 마련되면 국내 중고폰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중고폰 시장은 연간 약 780만 대 규모로, 성장률이 높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고폰 시장에 뛰어든 이유에 대해 그는 “국내 고객들은 성능이 보장된 중고폰을 통해 가계통신비 부담을 낮출 수 있고, 환경보호에도 도움이 되며, 인도 등 동남아 시장에는 상당한 수출이 이뤄진다”며 “KT닷컴과 제휴해 중고폰을 직접 판매하는 것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하반기 ‘중고폰 안심거래 인증제’ 시행을 앞두고 KT M&S뿐 아니라 SK 자회사 민팃, LG유플러스 등도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