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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국회의원 하고 싶다고 되나…키코 분쟁조정 의문”

박종오 기자I 2019.06.10 12:59:15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0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신용보증기금 마포 사옥에서 열린 마포혁신타운(새 이름 ‘프론트원’) 착공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국회의원 출마는 아무나 합니까? 자기가 하고 싶다고 됩니까, 그게.”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0일 이렇게 말했다. 이날 서울 마포구 공덕동 신용보증기금 마포 사옥에서 열린 마포혁신타운(새 이름 ‘프론트원’) 착공식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서다. 최근 급부상한 자신의 내년 총선 차출설(說)에 관한 질문을 받자 이런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최 위원장은 “국회의원 출마는 거기에 맞는 자질과 능력, 의지가 있어야 할 수 있다”며 “고위 공무원 했다고 그게 다 길러지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금융위를 그만두면 여기(프론트원)에 오고 싶다는 이런 생각을 했다”며 우스개를 부렸다.

이런 최 위원장 발언과 달리 그의 내년 4월 총선 출마설은 계속 확산하고 있다. 유력하게 거론되는 지역은 최 위원장 고향인 강원도 강릉이다. 강원도가 대표적인 보수 텃밭인 데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강릉에서 구인난을 겪는 터라 최 위원장이 금융 전문가 타이틀을 달고 출사표를 던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당도 최 위원장 출마를 독려하는 분위기이고, 검찰이 최근 최 위원장과 친분 있는 강릉 지역 3선 의원인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강원랜드 채용 비리 연루 혐의로 징역 3년을 구형하며 이런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최 위원장은 앞서 지난달 이재웅 쏘카 대표와 렌터카 호출 서비스인 ‘타다’를 놓고 논쟁하던 당시 이 대표가 최 위원장을 겨냥해 “갑자기 이분은 왜 이러시는 걸까요? 출마하시려나?”라고 언급하자 “그런 식으로 비아냥거릴 문제가 아니다”라고 답한 바 있다.

또 최 위원장은 금융감독원이 이달 중 산하 분쟁조정위원회에 키코(KIKO) 피해 기업 구제 안건을 상정키로 한 것을 두고는 “그게 과연 분쟁 조정 대상이 될지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며 “분쟁 조정 결과가 나오면 당사자가 받아들여야 조정이 이뤄지는데 어떻게 될지 두고 보겠다”고 했다.

키코는 은행이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수출 중소기업 등에 집중적으로 판매한 파생 금융 상품이다. 환율이 일정 범위에서 움직이면 기업이 미리 정한 환율로 은행에 외화를 팔아 환율 변동에 따른 매출 감소 위험을 줄일 수 있지만, 환율이 그 이상으로 올라가면 기업이 약정액의 2배를 미리 약속한 환율로 은행에 팔아야 해 큰 손해를 본다.

대법원은 지난 2013년 키코가 불공정 거래가 아니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윤석헌 금감원장은 키코의 불공정성이 아닌 은행의 불완전 판매 여부를 집중적으로 따지겠다며 분쟁 조정을 추진해 왔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조만간 분쟁조정위원회를 열고 기업의 피해 보상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최 위원장은 제3의 인터넷 전문은행 인가를 위해 심사 방식을 바꿀 것이냐는 질문에 “평가 방식은 기존의 틀을 유지할 것”이라며 “(인터넷 은행의) 법적인 자격 요건을 어떻게 하느냐는 국회에서 논의하면 금융위가 참여하겠다. 그러나 평가 방식은 크게 안 바꿀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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