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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실질심사가 열리기 1시간 전부터 이 부회장이 출석하는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 법원 앞은 수백 명의 내외신 취재진과 시민단체 관계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중앙지법 서관 앞 약 20~30m 양쪽 통로에 인파가 가득 차 발디딜 틈이 없었다.
검은색 정장에 격자무늬 넥타이 차림의 이 부회장이 승합차에서 내리자 주변에 있던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이재용을 감옥으로’ ‘이재용도 국정논단 주범’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한꺼번에 몰려든 취재진들이 ‘대통령 만나서 최순실씨 지원 약속하셨나’ ‘청문회 거짓증언 하셨나’ ‘최순실 자금 직접 승인했나’ ‘국민께 한 말씀 해달라’ 등 질문을 쏟아냈지만 이 부회장은 굳은 표정으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곧장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되는 319호 법정으로 향했다.
법원 측은 이 부회장의 원활한 법정 출석을 위해 319호 법정으로 통하는 서울법원종합청사 서관 2층 4번 출입구 앞에서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했다. 경찰도 법원에 나와 질서 유지 업무를 수행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을 출발한 이 부회장이 법원에 도착해 법정으로 들어설 때까지 채 3분도 걸리지 않았다.
이 부회장이 법정에 들어선 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이 부회장의 구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석운 퇴진행동 공동상임대표는 “이재용 부회장은 뇌물을 바치고 특혜를 받은 중범죄자”라며 “구속 처벌은 말할 것도 없고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용국 퇴진행동 법률팀장은 “온 국민이 구속은 너무 당연한 일로 믿고 있다”며 “기자회견까지 열며 구속 여부를 걱정해야하는 사태가 참담할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퇴진행동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시민 2만 5000여명의 서명을 담은 ‘구속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앞서 박영수 특검팀은 국민연금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성을 위해 430억원을 미르·K스포츠재단 등에 출연하고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와 딸 정유라(21)씨에게 승마 비용을 지원토록 한 혐의(뇌물죄)등으로 지난 16일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여부는 19일 새벽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