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컨벤션센터. 이날부터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 ‘2024 LA 오토쇼’ 행사장에 들어서자마자 큰 덩치를 자랑하는 차들이 줄지어 전시돼 있었다.
이번 행사에는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토요타, 쉐보레, 스텔란티스, 폭스바겐, 포드 등 30여개의 완성차 업체들이 참여해 다양한 신차를 선보였다. 대형 차종을 선호하는 미국인 만큼 행사장에 전시된 차들도 대부분 픽업트럭 또는 SUV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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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역시 미국 시장에서 선호하는 차량들을 선보였다. 특히 현대차는 전날 LA 베벌리힐스 ‘골드스테인 하우스’ 저택에서 최초로 공개한 ‘아이오닉 9’을 이날 전시했다. 이날 공개된 기아 3열 대형 SUV ‘EV9’의 고성능 버전 ‘EV9 GT’도 미국에서 가장 먼저 베일을 벗었다.
미국에서 판매량 확대에 나서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현지에서 선호하는 대형 전기차를 선보이며 공격적으로 현지 수요를 끌어들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완성차 업계에 근무하며 수 년 동안 LA 오토쇼에 참가했다는 한 현지 관계자는 “기존에는 대부분 현대차 미국법인 관계자들만 LA 오토쇼를 찾았는데, 올해는 한국 본사에서 많은 직원들이 현장을 찾아 다른 완성차 기업들의 부스를 둘러봤다”며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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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이 트랙·오프로드로…동승 체험해보니
이번 행사장에서는 참석자들이 직접 차량을 시승해 볼 수 있는 체험 공간이 다수 마련돼 있었다. 현대차의 경우 ‘아이오닉 9’ 차량에 동승해 전시관 내 마련된 약 120m 길이의 돌며 차량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이날 기자도 아이오닉 9 조수석에 탑승해 트랙을 3바퀴 돌며 차량을 짧게나마 체험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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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을 운전하는 현지 관계자는 아이오닉 9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한 번 충전만으로 300마일(약 482㎞) 주행이 가능한데, 그 정도면 이곳(LA)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갈 수 있다”며 “일반인들이 주행하기에는 충분하고도 남는 거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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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는 랭글러 루비콘 4xe 조수석에 탑승해 오프로드 코스를 경험해 봤다.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기 시작하자 차량 중앙 모니터에 경사로 각도가 ‘40도’로 표시됐다. 가파른 구간임에도 불구하고 가속 페달을 밟자 거뜬하게 길을 올랐다. 내리막길에서는 낮은 속도에서도 안정감 있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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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완성차 브랜드들은 이번 행사에서 전기차 등 친환경차 위주 신차를 중심으로 차량들을 전시했다. 지프는 글로벌 시장에서 새롭게 출시할 예정인 ‘왜고니어 S’를 선보였다. 왜고니어S는 지프의 프리미엄 순수 전기 SUV로, 스텔란티스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STLA 라지’를 기반으로 설계됐다.
쉐보레는 최근 출시한 대형 픽업트럭 ‘실버라도’의 전기차 모델 ‘실버라도 EV’ 상위 모델인 RST 트림과 함께 내년 출시될 하위 모델 LT 트림을 함께 선보였다. 실버라도 EV는 600㎞가 넘는 1회 충전 주행 거리를 갖춘 플래그십 전기 픽업트럭이다.
이외에도 혼다의 럭셔리 브랜드 ‘아쿠라’가 브랜드 차세대 순수 전기 모델 방향성을 보여주는 퍼포먼스 전기 SUV 콘셉트 모델을 전시했으며, 폭스바겐도 전기차 ID 시리즈와 함께 미니밴 ID.버즈를 동승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베트남 전기차 기업 빈패스트 역시 부스를 마련해 중형 전기 SUV ‘VF8’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