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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시간' 김상곤 청문회 종료…‘논문표절’·‘색깔론’ 공방(종합)

유태환 기자I 2017.06.30 13:07:40

30일 文정부 장관 후보자 중 최장 시간 1박2일 청문회 종료
자료제출 등 문제로 정회·속개 반복하며 차수까지 변경
산업연구원 규정 위반하고 석사학위 취득 사실 밝혀지기도
野3당 '신3종 부적격세트' 규정…보고서 채택 난항 겪을 듯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29일 오전 10시 시작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정회와 속개를 거듭한 끝에 약 27시간 만인 30일 오후 1시 7분쯤 종료됐다.

1박 2일 동안 이어진 이날 청문회에서도 대부분 질의는 논문표절 의혹과 철 지난 ‘사상검증’에 집중됐다. 다만 김 후보자가 자신이 재직했던 산업연구원 규정을 위반하고 서울대 경영학과 석사학위를 취득한 새로운 부정행위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자료제출 등 문제로 새벽 1시 20분 정회 뒤 다시 속개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1박 2일을 넘어 다음날 아침까지 이어지게 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이낙연 총리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역시 이틀간 진행됐지만 장관 후보자로서는 김 후보자 청문회가 처음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 공약한 소위 ‘5대원칙’과 교육부의 미온적인 청문자료 제출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같은 날 시작된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오후 6시쯤 끝난 뒤 즉각 보고서 채택까지 이어진 점을 고려하면 양 극단으로 청문회가 갈린 모습이다.

병역면탈과 부동산투기, 세금탈루, 위장전입, 논문표절 등 의혹이 없는 조 후보자 도덕성에 대해서는 야당의원들도 합격점을 주면서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처음으로 청문회 당일 보고서 채택이 결정됐다.

반면 박사·석사·학술지 논문 등 총 200 곳 이상의 논문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김 후보자에 대해선 여야 간 기 싸움 탓에 1시간여가 지나서야 정상적으로 청문회가 진행됐다. 이후에도 김 후보자의 논문표절과 논문 중복 게재 등에 대해 “논문도둑·가짜인생”이라며 거친 설전이 계속돼 격양된 분위기가 연출됐다.

또한 교육부의 미비한 자료제출 탓에 교문위원장인 유성엽 의원이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겠다”며 정부를 질타하는 등 전날 오후 10시가 넘어선 시간에 청문회가 정회되기도 했다.

실제로 교육부 측은 자료제출 건수 등에 대한 보고실수를 지적한 염동열 자유한국당 교문위 간사에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기도 했다. 결국 원내교섭단체 4당 간사들은 협의 끝에 30일 오전 1시 20분쯤 청문회를 정회하고 같은 날 오전 10시에 청문회를 다시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산업연구원 규정 위반하고 석사학위 취득 사실 드러나기도

이날 오전 10시 35분쯤 속개된 청문회 이틀째 첫 질의에 나선 이은재 학국당 의원은 “전태일 사이버노동대학총장 당시 관여한 사회주의 이행 12대 강령은 사회주의 이념 강령이자 실천 강령”이라며 “철저하게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부정했다. 동의하시느냐”고 김 후보자를 몰아붙였다.

김 후보자는 이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강하게 부정했다. 그러면서 “사회주의 강령은 사이버 노동대학에서 공부하는 노동자들 생각이 이뤄진 것”이라며 “제 입장과는 거리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틀째에도 이같이 색깔론과 논문표절 의혹 공방이 지루하게 반복됐지만 김 후보자에 대한 새로운 부정행위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전희경 한국당 의원이 산업연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규정에 따르면 재직 중에는 원장승인을 받아 대학원에 다닐 수는 있다. 다만 첫 학기에는 한 과목, 다음 학기부터 두 과목씩만 강의를 수강할 수 있게 돼 있다.

이에 따르면 첫 2년간 총 수강 할 수 있는 과목은 4학기·7과목이다. 하지만 김 후보자는 2년 동안 20과목을 수강하며 석사학위를 취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산업연구원 재직 당시 인사평가에서도 ‘연구원에 대한 모티베이션(동기)이 결여 돼 능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지 않은 것이 유감’이라고 혹평을 받은 것으로 나타냈다.

전 의원은 이에 대해 “연구원 생활과 (학교 생활을) 병행을 한 거냐”며 “학교를 안 다니고 받은 학점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후보자는 “연구원 측에서 양해해 줬다”고 해명했다.

김 후보자는 교문위원들의 질의가 모두 종료된 뒤 마무리 발언에서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구석구석 되돌아본 계기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김 후보자를 송영무 국방부 장관·조대엽 노동부 장관 후보자와 함께 ‘신3종 부적격세트’로 규정한 만큼 향후 청문보고서 채택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만약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의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김 후보자 등에 대한 임명을 강행한다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 강행 당시와 마찬가지로 급속한 정국 경색이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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