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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회의 마친 北, `정찰위성 실패` 간부들 채찍질…`올드보이` 귀환도

권오석 기자I 2023.06.19 15:54:19

16~18일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8차 전원회의
北 "정찰위성 발사 실패, 가장 엄중한 결함" 맹비난
`올드보이` 김영철·오수영 당 요직으로 복귀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북한이 지난달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한 것을 `가장 엄중한 결함`으로 규정하고 당 간부들을 강하게 질타했다. 북한은 이른 시일 안으로 재정비한 뒤 군사정찰위성을 다시 발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과거 주요 직책을 맡았던 `올드보이`들을 복귀시키며 대내외 위기 극복에 나서겠다는 의지도 천명했다.

조선중앙통신은 8차 전원회의가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당중앙위원회 본부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고 19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9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8차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6월 16일부터 18일까지 우리 혁명의 최고참모부인 당중앙위원회 본부에서 진행되였다”고 보도했다. 이번 회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회의에 △올해 주요 정책집행 △교육사업 △인민위원회 일군 역할 △인민주권 강화 △당 규율 건설 심화 △조직문제 등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특히 통신은 당 중앙위 정치국이 군사적 성과와 결함을 총화(결산)했다면서 “가장 엄중한 결함은 지난 5월 31일 우주개발부문에서 중대한 전략적사업인 군사정찰위성발사에서 실패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31일 이른바 ‘만리경 1호’란 이름의 첫 군사정찰위성을 우주발사체인 ‘천리마 1형’에 실어 발사했다. 그러나 발사체는 서해에 추락하면서 실패로 끝났다. 우리 군 당국은 지난 15일 밤 천리마 1형의 잔해를 인양했고 국방과학연구소 등 전문기관에서 정밀 분석에 들어갔다.

통신은 “보고에서는 위성발사준비사업을 책임지고 추진한 일군들의 무책임성이 신랄하게 비판되였으며 해당 부문의 일군들과 과학자들이 막중한 사명감을 깊이 명심하고 이번 발사실패의 원인과 교훈을 철저히 분석하고 빠른 시일안에 군사정찰위성을 성공적으로 발사함으로써 인민군대의 정찰정보능력을 제고하고 우주개발분야에서 더 큰 비약적발전을 이룩하기 위한 지름길을 마련할데 대한 전투적과업이 제시되였다”고 밝혔다.

북한이 이 문제를 전원회의 의제로까지 올리며 당 간부들을 채찍질한 것을 보면, 내부에서도 발사 실패를 중대한 문제로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우주개발 분야를 발전시키겠다고 표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통일부는 이날 분석자료를 내고 “정찰위성 발사 실패를 인정했지만, 책임은 실무자들에게 전가하며 빠른 시일 내 재발사를 공언했다”며 “내각 산하의 국가우주개발국(2013년 4월 설치)의 조직·기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국가우주개발국은 정찰위성 발사를 담당하는 부서다.

한편, 이번 전원회의에는 과거 대남 담당 노동당 비서와 통일전선부장을 맡아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이끌었던 김영철이 당 정치국으로 복귀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김영철은 2021년 제8차 당대회에서 대남비서 자리가 없어지면서 통일전선부장으로 강등됐고, 지난해 6월 당 제8기 5차 전원회의에서는 후배인 리선권에게 통일전선부장 자리를 넘겨줬다. 그해 9월에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 회의에서 상임위원회 위원에서도 해임됐다.

또 지난해 6월 열린 당 전원회의에서 당 비서와 경제부장에서 해임됐던 오수용이 다시 당 비서와 당 부장으로 복귀했다. 북한은 그의 구체적인 담당 업무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북한 매체는 ‘경제부장’으로 직함을 표기했다. 오수용은 과거 1999~2009년 전자공업상을 맡은 뒤 2009년 내각 부총리로 승진했고 2014년부터 당 비서와 경제부장으로 북한 경제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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