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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 "레드벨벳 北서 우려도…아이돌 많이 못와 아쉬워"

장병호 기자I 2018.04.03 11:22:25

평양공연 음악감독, 공연 에피소드 공개
1일 첫 공연 "큰 부담 없이 잘 마쳐" 평가
3일 합동무대는 현송월 단장 편곡으로

‘남북 평화 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공연’ 음악감독을 맡은 가수 겸 작곡가 윤상이 지난달 31일 오후 평양순안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의 환영을 받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평양공연공동취재단] ‘남북 평화 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공연’에 음악감독으로 참여 중인 가수 겸 작곡가 윤상이 지난 1일 있었던 첫 공연 에피소드와 3일 열릴 남북 합동공연 준비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2일 밤 평양 고려호텔에서 기자들을 만난 윤상 음악감독은 “내일(3일) 공연이 끝나야 ‘끝났다’는 느낌이 들 것 같다”며 “어제는 우리 쪽의 것(음악)을 보여주는 거라 큰 부담은 없었고 너무들 잘 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오는 걸 아는 사람이 없었지만 온다고 해도 음악은 달라질 일은 없어서 분위기만 조금 더 긴장했다”며 “실제 공연이 시작 이후에는 음악으로 연출하는 무대라 잘 끝났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3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릴 남북 합동공연에서는 ‘다시 만납시다’와 ‘우리의 소원’을 편곡해 삼지연관현악단과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무대에는 윤상 음악감독이 편곡한 서정적인 버전 대신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이 편곡한 화려하고 힘있는 버전이 올라간다.

윤상 음악감독은 “서정적이고 슬픔을 느낄 수 있도록 편곡했는데 현송월 단장 입장에서는 짧은 시간 안에 오케스트라가 연습을 해야 하다 보니 (쉽지 않았다)”며 “아쉽지만 이번에는 이런 분위기(삼지연관현악단 편곡)로 남북이 노래하고 다음에는 우리 출연진과 삼지연관현악단 모두를 이용한 멋있는 가곡을 들려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현송월 단장을 비롯한 북측 연출팀과의 대화 내용도 공개했다. 윤상 음악감독은 “그분들이 ‘우리가 남에 갔을 때 남측 노래를 많이 불렀다. 우리도 얼마나 많이 준비했는지 기대하겠다’고 했을 때 우리가 사실 북측 노래를 잘 몰라 미안했다”며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북측 음악을 우리 식으로 들려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윤상 음악감독은 1일 공연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같은 자리에서 공연을 관람했다. 김 위원장이 YB(윤도현밴드)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를 재미있게 들었다고 전했다. 윤상 음악감독은 “이 노래를 북측에서 좋아한다고 해 YB가 특별히 편곡을 했다”며 “(김 위원장이) 자기가 듣던 곡과 편곡 버전이 다르니까 공연 관람 중에 ‘어떤 편곡이냐’고 이야기하며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최진희가 부른 ‘뒤늦은 후회’가 김정은의 요청으로 선곡된 사실은 “모른다”고 했다. 윤상 음악감독은 “‘뒤늦은 후회’는 세미 트로트로 북에서 좋아하는 스타일의 노래”라며 “노래가 나올 때 분위기가 정말 좋았는데 남측 곡 중 인기가 많은 곡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걸그룹 레드벨벳에 대해서는 북측에서도 우려하는 반응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 음악감독은 “아이돌이 많이 왔으면 좋았을 텐데 북측에서 우려의 눈빛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라며 “가장 젊은 세대를 (북에) 소개하는 역할을 레드벨벳이 훌륭하게 해줬다”고 말했다.

조용필·이선희·최진희·YB(윤도현밴드)·백지영·레드벨벳·정인·서현·알리·강산에·김광민 등 총 11팀의 가수 및 아티스트들로 구성된 우리 예술단은 3일 오후 3시(평양시간·서울시간 오후 3시 30분)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한 차례 더 공연한다. 공연이 끝난 뒤 북한 문화상이 마련한 저녁 만찬에 참석한 뒤 밤 늦게 평양국제공항을 통해 인천국제공항으로 귀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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