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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산, 높은 백신접종률로 못 막아.."어떤 백신이냐"가 중요

방성훈 기자I 2021.05.20 13:50:57

이스라엘, 대부분 화이자 백신 접종…신규 감염 뚝'
AZ·시노팜 백신 투약한 세이셸…감염자 급증
美·칠레 등 다른 국가들도 백신 종류따라 비슷한 결과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어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느냐에 따라 국가들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화이자·모더나 백신을 주로 접종한 국가들에선 코로나 확산세가 줄어들고 있는 반면, 아스트라제네카(AZ)를 비롯해 다른 백신을 접종한 국가에선 감염이 되레 확산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9일(현지시간) “인구의 60%가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맞은 이스라엘에서는 신규 감염 사례가 올해 초 하루 8000명 수준에서 현재 50명 미만으로 줄었다. 반면 인구 65%가 2차 접종을 마친 세이셸에서는 이달 들어 감염세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확진자 중 37%는 2차 접종까지 마쳤음에도 감염됐다”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백신 접종률을 자랑하는 두 국가에서 정반대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각국이 어떤 백신을 접종했는 지에 주목했다. 이스라엘은 완전 접종자 모두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맞았다. 세이셸은 완전 접종자 중 60%는 중국 시노팜 백신을, 나머지 40%는 AZ 백신을 투약했다.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은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을 기반으로 한다. mRNA라는 유전자를 몸속에 넣어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해당하는 단백질을 만들고 이것에 반응하는 항체를 만드는 원리다.

AZ백신은 바이러스 벡터(매개체) 백신이다. 항원 유전자를 침팬지에 감염을 일으키는 약한 버전의 감기 바이러스(아데노바이러스)에 넣어 인체에 주사한 뒤, 이것이 항원 단백질을 만들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시노팜 백신은 독성을 약화하거나 사멸시킨 바이러스를 체내에 투여해 항체를 생성토록 하는 불활성화 백신으로 전통적인 백신 제조 방식이다. 그러나 예방 효과가 낮고 임상데이터 부족으로 60세 이상에 대한 효능도 불확실하다.

블룸버그는 아직까지 명확한 증거가 없는데다 각국이 처한 상황이 다르지만 투약한 백신 종류가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추정했다. 접종자 대부분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을 맞은 미국(완전 접종률 40%) 역시 감염률이 지난 4개월 동안 85% 이상 감소했기 때문이다. 카타르와 몰타 역시 인구의 약 30%가 대부분 mRNA 백신을 두 번 투약한 후 신규 사례가 크게 줄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반대로 인구 37%가 2차 접종을 마친 칠레는 대부분이 시노팜 백신을 맞았는데, 4월 기준 감염자 수가 한 달 전의 거의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AZ는 영국 내 신규 감염률이 떨어졌다며 효능 논란에 반박하고 있지만, 이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접종이 병행된 결과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앞서 임상시험 결과에서도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예방효과가 각각 95%, 94%를 보인 반면, AZ 백신은 70%, 시노팜 백신 역시 79%에 그쳤다.

블룸버그는 각국이 어떤 백신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국경 봉쇄 해제 및 경제 회복 등 모든 부문에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니콜라이 페트로프스키 호주 플린더스대 교수는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일부 백신은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 질병으로 발전할 위험은 줄여주더라도 재확산 예방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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