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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빅3’ 남은 일감 계속 감소…日에도 밀렸다

김미경 기자I 2018.02.27 12:10:00

클락슨리서츠, 1월 수주잔량 비교 결과
대우조선·삼성重, 해외업체에 순위 내줘
일본 조선업 정부지원에 부활 조짐

자료=클락슨리서치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지난달 우리나라 조선 ‘빅3’의 선박 수주잔량이 일제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과 2016년 극심한 수주절벽 여파로 국내 조선업계가 주춤한 사이 같은 달 수주 경쟁에서도 일본업계에 밀렸다. 국내 조선사의 월별 기준 신규 수주 물량이 일본에 뒤쳐진 것은 2016년 11월 이후 1년여 만이다.

27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 대형 조선 3사인 현대중공업그룹,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의 수주잔량이 전년 및 전월 동기 대비 일제히 줄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황이 다소 회복추이를 보이고 있으나 남은 일감은 계속 줄어들어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모양새다. 수주잔량은 조선소에 남아있는 일감을 말한다.

세계 1위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우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비나신 등을 포함한 1월말 기준 수주잔량이 747만5000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211척)을 기록해 그나마 전월(431만1000CGT·113척) 대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의 수주잔량은 502만9000CGT(72척)에 그치면서 일본 이마바리조선그룹에게 밀려 3위에 올랐다. 이마바리조선그룹의 지난달 수주잔량을 보면 504만2000CGT(136척)다. 지난해 12월(431만1000CGT·113척) 대비 무려 73만CGT 증가한 것이다. 이마바리조선그룹은 총 9개의 야드(조선소)를 보유한 일본 1위 조선 기업이다.

삼성중공업도 상황이 좋지 않다. 지난해 말 수주잔량 306만2000CGT(63척)에서 지난달 291만4000CGT(60척)을 기록해 300만CGT선이 깨졌다. 특히 이탈리아 핀칸티에리(4위), 중국 양쯔장조선(5위), 독일 메이어넵튠(6위) 등 중국 조선사와 유럽 크루즈 전문 조선업체들에 자리를 내줘 세계 7위까지 밀려났다.

반면 일본 조선업은 최근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1월 발주 물량 중 한국 조선업체가 수주한 선박은 총 9척, 48만289CGT로 전체의 20.5%(CGT 기준)인 반면 일본은 16척, 67만1397CGT를 수주해 전체 물량의 28.7%를 가져갔다. 중국은 전체의 37.2%인 87만1725CGT(31척)를 수주해 한국과 일본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업계는 일본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더불어 친환경 선박 수주 수요 대비 예측 및 조선사 간 협력 등이 일본 조선업의 장밋빛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최근 중대형 조선소 수주 늘어나고 있는 만큼 업황이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에 기대감을 걸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은 정부 지원에 힘입어 저가로 공세하고 일본 조선사는 기술력을 앞세워 수주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면서 “올 1분기에 정부가 내놓을 조선업 혁신성장 방안에는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외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도록 실질적인 지원책이 담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료=클락슨리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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