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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B형 간염 바이러스 증식 관여 효소 '유전자가위'로 검출

강민구 기자I 2022.03.14 13:00:00

KAIST 연구팀,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 검출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유전자가위 기술을 이용해 RNA 분해효소를 민감하게 검출해내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박현규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사진=KAIST)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박현규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크리스퍼 카스12a(CRISPR-Cas12a) 시스템의 부수적 절단 활성을 이용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14일 밝혔다.

유전자 가위 기술인 카리스퍼 카스 시스템은 박테리아가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진화시킨 면역 시스템이다. 외래 유전자의 정보를 담고있는 가이드RNA와 직접 핵산을 절단하는 카스 단백질로 이뤄져 있다. 유전체 편집을 비롯해 생체물질 검출, 분자진단 분야에도 쓰인다.

연구팀이 주목한 단백질인 카스12a는 표적 DNA 서열을 인식해 이를 절단하며, 주변의 비표적 단일 가닥 DNA를 무작위로 잘라내는 부수적 절단 활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성질은 분자진단 분야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RNA 분해효소의 일종인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는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인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HIV-1), B형 간염 바이러스를 포함한 역전사 바이러스의 증식에 관여한다. 이를 검출하기 위해 고성능 액체크로마토그래피 등의 방식을 쓰고 있지만 민감도가 낮고, 검출 시간도 길었다.

연구팀은 크리스퍼 카스12a(CRISPR-Cas12a) 시스템을 활용해 검출 민감도를 높이고,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를 높은 민감도로 1시간 이내에 검출했다.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가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 증식에 관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에이즈 치료제 개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박현규 교수는 “크리스퍼 카스12a(CRISPR-Cas12a) 시스템의 부수적 절단 활성을 활용해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를 민감하게 검출했다”며 “앞으로 항바이러스제의 표적 발굴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영국왕립화학회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케미컬 커뮤니케이션스(Chemical Communications)’에 지난 달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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