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무너져”...박술녀 ‘한복 택갈이 의혹’에 20년 전 악연 밝혀

김혜선 기자I 2023.08.11 16:50:46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한복 연구가 박술녀씨가 자신에 제기된 ‘기성 한복 택갈이’ 의혹에 입을 열었다. 지난달 18일 온라인에는 박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올라왔는데, 박씨가 약 한 달 만에 방송을 통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사진=MBC ‘실화탐사대’ 갈무리)
지난 10일 박씨는 MBC ‘실화탐사대’에 출연해 “택갈이 할 정도면 한복집 운영을 안 할 것”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단연코, 결단코 그런 일(기성품 택갈이)은 맹세코 없다”며 “정말 열심히 피땀 흘려서 여기까지 왔다. 자존심 하나 갖고 살아왔는데 새벽에도 눈물이 나고, 저녁에도 얘기하다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또 “자존심이 무너진다. 내가 이렇게 안 살았는데”라고도 호소했다.

(사진=MBC ‘실화탐사대’ 갈무리)
박씨에 대한 비방 플래카드를 만든 사람은 한 시민단체 준비위원장 A씨다. A씨는 시민단체 홈페이지에도 ‘사회의 악’이라는 페이지 안에 ‘한복 택갈이 박술녀’라는 내용을 게시하고 있다. A씨는 “자신이 만들지도 않은 한복을 자신이 만든 것처럼 포장해 판매하는 박술녀가 맞다고 생각하시느냐”며 “지금도 한복 택갈이를 통해 엄청난 부당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씨는 박씨가 ‘택갈이’를 하고 있다는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A씨는 택시운전사로 일하며 만난 손님이 ‘박술녀가 택갈이를 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것을 들었다고 한다.

한복상가 상인들도 A씨의 주장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박술녀는 완제품 안 산다” “맞춤인데 그게 가능하나. 말 같지도 않은 소리”라는 반응이다. 택시에서 소씨에게 ‘택갈이’ 이야기를 했다는 상인도 “난 그런 얘기 한 적 없다”며 “박술녀를 어쩌다 한 번씩 본 건데 내가 그런 걸 어떻게 아느냐”고 했다.

박씨는 A씨와 20년 전 ‘악연’이 있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01년 해태유통이 보유한 건물의 임차인이었는데, 해태유통이 부도를 맞자 해당 건물이 3년만 지나면 자신의 것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런데 2003년 박씨가 해당 건물을 매입하자 A씨는 13억원의 권리금을 요구했고, 박씨는 터무니없는 가격을 요구하는 A씨에 명도 소송을 제기하는 등 다툼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도 A씨는 박씨의 한복집 앞에서 시위를 벌인 것으로 전해진다. 박씨는 “우리가 진짜 있는 돈 없는 돈 다 식구들한테 빌리고 사채 빌리고 해서 (A씨에게) 2억3000만원을 줬다”고 말했다.

한편, 박씨는 A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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