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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사장들은 몰랐던 權장관과 택시기사들의 만남

윤도진 기자I 2013.02.01 19:03:55

국토부장관 서울 한 택시회사서 택시지원법 지지 호소
택시기사 "생활고 심각..요금 올리고 CNG전환 지원해야"

[이데일리 윤도진 기자]택시법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의 권도엽 장관이 택시기사들을 은밀히 만나 직접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를 가졌다.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이날 간담회는 참석 기사들이 속한 택시회사의 사장 등 경영진 외에 다른 택시회사 업주나 택시관련 단체, 택시노조 등에 알려지지 않은 채 진행됐다. 택시지원법에 반대하는 이들 측에서 현장 간담회를 가로막는 등 불필요한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1일 오후 서울의 한 택시회사에서 택시 운수종사자 15명과 간담회를 갖고 ‘택시운송사업 발전을 위한 지원법안’(택시지원법) 통과에 힘을 실어줄 것을 호소했다.

권 장관은 “택시지원법은 택시 산업과 종사자를 위한 맞춤형 법안”이라며 “학자들도 택시는 대중교통이 아니라고 하고 국제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데 그쪽으로만 해보겠다고 하지 말고 이 법 체계가 정비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지난달 22일 택시를 대중교통 수단으로 인정하는 ‘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택시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고 택시지원법을 대체 입법안으로 내놓은 상황이다.

권 장관은 이 자리에서 현재 택시업계의 가장 큰 문제가 운수 종사자들의 낮은 수입과 열악한 근로여건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감차, 요금 인상, 근로자 복지제도 강화 등을 약속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택시 기사들도 낮은 수입으로 인한 생활고를 털어놓으면서 요금 인상과 불합리한 할증 체계 개편, 연료 다변화 등을 요구했다.

택시 운전경력 26년차의 한 기사는 “처음 운전할 때는 회사 사납금보다 수입이 더 좋았는데 지금은 수입이 당시의 3분의 1도 안 된다”며 “지금은 자녀 2명을 중·고등학교에 보내기도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기사는 “매년 물가가 오르는데 택시만 못올리는 건 맞지 않다. 택시요금도 매년 물가에 맞춰 올려줘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와 함께 연료비 부담이 적은 CNG 택시 전환 지원, 서울 위성도시 간 운행시 야간·시외 복합 할증 등의 문제 해결도 요구했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사진 왼쪽)이 서울 한 택시회사 차고지에서 택시회사 임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사진: 국토해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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