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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 만우절 핑계로라도…” 靑 앞에 모인 대학생들, 왜?

송혜수 기자I 2022.04.01 14:38:54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문재인 대통령님, 국민께 사과하십시오”

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는 문재인 정부를 향한 대학생 단체의 규탄 목소리가 전해졌다. 이들은 만우절을 맞아 청와대에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는 서한문을 전달했다.

신(新)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신전대협) 회원들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 임기 5년간의 실정에 대한 대국민사과를 촉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대학생 단체 ‘신(新)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신전대협)은 “문재인 정부 대국민 반성. 문재인 정부 5년, 국민께 사과드립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친 뒤 청와대에 전달할 서한문을 낭독했다.

김태일 신전대협 의장은 “젊은이들에겐 만우절을 기회 삼아 속마음을 고백하는 문화도 있다”라며 “1년 전 저희에게 반성과 성찰의 계기를 베풀어 주셨으니, 우리도 반성의 기회와 그 방법도 알려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너무 부끄러워서 그동안 사과를 못 하셨다면 만우절 핑계로라도 국민들께 대대적인 반성을 해달라”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지난 20일 발표한 온라인 국정백서 ‘국민보고’를 풍자한 ‘대국민반성’ 웹사이트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언급한 해당 웹사이트의 메인 화면에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내 삶을 내팽겨친 정치방역” “안보불안 중국눈치 대한민국” “입으로만 위기극복,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국민 밖으로 사과는 금물”이라는 메시지 카드가 적혀 있었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만우절을 맞아 기획해 공개한 웹사이트”라며 “운영은 만우절과 관계없이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오후 8시께 열린 이 웹사이트에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10550명이 방문했다.

(사진=뉴시스)
이범석 신전대협 인천지부장은 성명문을 통해 “지난 5년간 국민들은 대통령 말 한마디에 삶이 좌지우지되는 실험체에 불과했다”라며 “어리석은 대통령의 잘못을 국민들이 감당해야 하느냐”고 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출했던 반성문을 다시 받아내러 왔으니, 인간 문재인으로서 국정 혼란에 대한 책임을 짊어지고 사과하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 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이 마무리된 후 청와대 연풍문으로 이동해 낭독한 서한문을 청와대에 직접 전달했다.

이날 현장에는 ‘사과문을 올바르게 적는 방법’ ‘특활비 공개도 빼놓지 마세요’ ‘유능하지도 도덕적이지도 않았습니다’ 등의 내용이 적힌 팻말도 공개됐다. 또한 ‘대국민반성’ 홈페이지로 접속이 가능한 QR코드 팻말도 눈에 띄었다.

특히 ‘사과문을 올바르게 적는 방법’ 팻말에는 사과문에 들어가야 하는 것에 △수 없이 반복된 말 바꾸기 △내로남불 △경제폭망 △내집마련 OUT △코로나 정치방역 △안보를 헌납하는 국방 등을 예시로 들었다.

반면 사과문에 들어가지 말아야 하는 것에는 △참모 탓, 전임 정부 탓, 여당 탓, 국민탓 △K-방역 등 업적 올려치기 △은근히 국민 갈라치는 내용 △책임 면피용 감성팔이를 적었다.

한편 지난 2019년 문 대통령은 신전대협 대변인 출신 대학생 김모씨를 모욕죄로 고소한 바 있다. 당시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고소를 취하하며 “성찰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발표했다.

이에 신전대협 측은 문 대통령을 향해 반성문을 제출하겠다며 청와대를 방문하고 국회와 문 대통령의 모교인 경희대를 포함한 전국 100여 개 대학 등에 ‘대통령 각하의 심기를 거슬러 죄송하다’는 내용의 풍자 반성문을 부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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