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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하굣길 어린이 교통안전 위협하는 주범은 ‘주정차차량’

김기덕 기자I 2020.12.02 11:15:00

서울디지털재단, ‘어린이 통학로 교통안전 보고서’ 발간
평균 15.4초마다 방해물 1개 이상 마주쳐…일평균 58개
주정차 차량, 벽, 기둥, 오토바이 순으로 시야 방해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등하굣길 어린이들의 시야를 가려 교통사고 위협을 감지하지 못하게 하는 방해물 1순위는 ‘주정차 차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디지털재단은 2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어린이 눈높이에서 바라본 통학로 교통안전’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연구는 민석이법 시행 이후에도 끊이지 않는 어린이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 것이 목적이다. 서울디지털재단은 연구를 위해 어린이 24명이 통학로를 걷는 모습을 구글글래스와 액션캠을 활용해 촬영했다. 또 실제 통학로 CCTV 영상데이터를 AI(인공지능) 머신러닝으로 분석해 어린이들의 보행패턴을 연구했다.

어린이 통학로 시야방해물 분석 결과 인포그래픽.(서울디지털재단 제공)
분석에 따르면 서울 지역 어린이는 등하굣길에서 평균 15.4초 마다 1개의 시야방해물을 마주쳤다. 어린이 1명의 시야를 가리는 전체 방해물수가 평균 57.8개에 달했다.

가장 많이 마주친 보행 시야방해물은 주정차 차량이다. 어린이들이 주정차차량에 시야가 가려 사고 발생 가능성을 감지하지 못한 횟수는 총 635회로, 전체 방해물의 45.8%를 차지했다. 이어 △벽(24.5%, 340회) △기둥(12.5%, 174회) △오토바이(5.6%, 78회) 등의 순이었다.

시야방해물로 인해 어린이가 보행하는 동안 50% 이상 시야를 제한하는 방해물 수는 총 175개나 됐다. 이 같은 방해물을 마주친 횟수는 어린이 1명당 7번 이상으로 어린이의 보행 안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분석됐다.

다만 어린이의 보행패턴을 분석한 결과, 보행 시 성인과 달리 횡단도보가 아닌 차로로 이동하거나 보도를 벗어나는 보행패턴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행자와 차량이 함께 다니는 도로인 보차혼용도로나 폭이 좁은 인도에 방호울타리가 없는 경우, 차로로 보행하는 어린이가 많이 발견됐다.

하교 시간의 어린이(좌)와 성인(우)의 이동 동선 히트맵.(서울디지털재단 제공)
이번 연구에서는 영상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어린이 교통안전을 위한 관제시스템과 어린이 교통안전 정책 빅데이터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서울디지털재단은 분석했다. 보고서 전문은 서울디지털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상돈 서울디지털재단 수석연구원은 “이번 연구결과는 은평구의 어린이 통학로 안전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 모델을 수립하는데 활용할 계획”이라며 “실제로 어린이들의 안전을 도모하는 서비스로 탄생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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