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살해한 손자, 할머니가 "목숨과 바꿀 수 있다" 호소하자

김혜선 기자I 2024.10.15 12:49:49

할머니 선처 호소에 법정서 오열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 괴롭혀"…만취 상태에서 조부 살해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서울 성동구 자택에서 할아버지를 살해한 20대 남성이 첫 재판에서 자신의 선처를 호소하는 할머니의 말에 오열했다.

(사진=이데일리 DB)
15일 서울동부지법 제12형사부의 심리로 열린 A씨(23)의 존속살해 혐의 첫 공판에서는 A씨의 할머니가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출석해 손자의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가 “피고인이 형을 적게 받기를 원하느냐”고 묻자 A씨 할머니는 “적게 받기를 원한다. 내 목숨과도 바꿀 수도 있다”고 했다. 할머니의 발언을 듣고 있던 A씨는 오열했다.

A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A씨는 지난 8월 6일 오전 0시 30분쯤 술을 마시고 성동구 금호동에 있는 70대 할아버지 집을 찾아가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경찰에 ‘시끄러운 소리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씨 할아버지의 집에서는 가정폭력 신고가 여러 번 접수된 이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A씨와 할아버지 간 사건은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 조사 결과 A씨는 유년 시절부터 자신을 폭행하고 할머니를 괴롭혔다는 이유로 피해자에게 강한 불만을 가졌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사건 당일 A씨는 자택에서 술을 마시다가 그동안 누적된 분노를 참지 못하고 흉기로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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