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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포탈’ 홍원식 남양 회장, 항소심서 벌금형으로 감형(종합)

조용석 기자I 2016.01.13 11:39:51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0억 → 벌금 1억
자기앞수표 52억원 증여 아냐…조세포탈 모두 무죄
차명주식 신고 의무 위반만 인정…검찰은 불출석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70억원대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홍원식(66) 남양유업 회장이 항소심에서 벌금형으로 감형됐다.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김시철)는 1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조세)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홍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0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벌금 1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홍 회장의 부친인 고(故) 홍두영 남양유업 명예회장(2010년 작고)과 허위로 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공금 수 억 원을 횡령한 김웅(63) 전 남양유업 대표에게도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의 원심을 깨고 무죄로 판결했다.

앞서 검찰은 홍 회장에게는 징역 5년과 벌금 150억원, 김 전 대표에게는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홍 회장이 2007년 부친 홍 명예회장으로 받았다고 검찰이 지목한 52억원 상당의 수표에 관해 “유언 공정증서를 검토할 결과 재산목록에 없었다”며 증여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해당 수표로 그림을 구입하는 수법으로 증여세를 포탈했다는 혐의도 무죄가 됐다.

또 양도소득세 포탈 혐의에 대해서도 “차명주식 매각대금이 대부분 수표로 인출됐으며 수표 일부는 홍원식 실명 매도도 확인됐다”며 “차명주식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세법상 사기나 부정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홍 회장이 차명주식을 금융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 등에 신고하지 않아 보고의무를 어긴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만 유죄로 인정했다.

이어 “현 상태에서는 모두 실명으로 전환해 세금도 모두 정리된 점을 참작해 징역형보다는 벌금형을 택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횡령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대표에 대해서는 “감사급여를 홍 전 명예회장이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은 개인적인 약정에 기한 것으로 업무상 횡령죄가 성립할 수 없다”고 무죄로 판단했다.

홍 회장은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자기앞수표, 차명주식 등으로 유명화가의 그림을 구입하거나 다른 사람 이름으로 주식거래를 하는 수법으로 증여세 26억원과 상속세 41억원, 양도소득세 6억 5000만원 등 모두 약 74억원의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로 2014년 1월 불구속 기소됐다.

한편 이날 공판은 검찰 측이 불출석하면서 예정보다 7분 늦게 시작됐다. 검찰은 재판이 끝나도록 나타나지 않았다. 법원관계자는 “선고공판에 검사가 반드시 출석해야할 의무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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