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화학공격 우려…수도 키이우 "방독면 20만개 지원 요청"

황효원 기자I 2022.04.20 13:35:05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짐에 따라 수도 키이우 당국이 직접 비영리단체에 방독면 지원을 요청했다.

(사진=타스 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CNN은 볼로디미르 본다렌코 키이우 부시장은 우크라이나군에 방위 물품을 전달하는 비영리단체 ‘우크라이나 자유 기금’(UFF)에 방독면 20만개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본다렌코 부시장은 서한을 통해 “우크라이나 국민, 특히 키이우 시민은 러시아군에 의한 화학 피해를 입을 위험에 노출됐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과 시민들, 우크라이나 사회를 대표해 키이우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 서한을 UFF로 발송하면서 지원 물품 중 방독면을 포함한 개인 보호품을 중심으로 제공해 줄 것을 주문했다.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영내 화학무기 사용 의혹은 지난 11일 마리우폴에서 제기됐다. 이곳에서 러시아군에 항전하는 우크라이나 아조우연대는 “러시아 드론이 우리 군인과 민간인에게 독성 물질을 투하했다”고 주장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에서 화학작용제를 사용했을 수 있다는 신뢰할 만한 정보를 갖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군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측은 일관되게 부인 중이다.

CNN은 미국 정보당국 관리를 인용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화학무기 공격을 수행할 위험성은 그대로 남아있다고 전했다. CNN은 이로 인해 방독면 수요가 높아지면서 적절한 수량을 확보하는 것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침공 초기부터 러시아군에 포위된 마리우폴에 대한 최후 공격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결사항전 의지를 밝히고 있다.

마리우폴은 돈바스와 2014년 러시아에 병합된 크림반도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로 최근 러시아군이 마리우폴 대부분 지역을 장악했으나 아조우 연대를 중심으로 한 우크라이나군은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거점으로 저항을 벌이고 있다. 이 제철소에는 현재 2500명가량의 우크라이나군이 항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최근 마리우폴에 주둔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군대가 “(러시아군을 상대로)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러시아의 최후 통첩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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