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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신화` 작전주들의 초라한 종말

안재만 기자I 2008.04.01 16:41:00

풍미했던 플래닛82·UC아이콜스등 퇴출
일부 경영진 재기시도..소액주주들만 피해

[이데일리 안재만기자]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이른바 `대박`을 터뜨렸던 작전주들이 갖가지 오명만을 남긴 채 퇴장했다. 

1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9개의 코스닥상장사가 최종적으로 퇴출이 확정됐다. 이들 가운데 플래닛82와 UC아이콜스, 모델라인, 한텔 등은 주가조작 및 횡령 혐의로 시끄러웠던 기업이다.

이들은 별다른 실적 없이 주가 급등락으로 이목을 끌다가 퇴출이 확정됐다. 결국 투자자들에게 상처만 남기고 사라지는 것이다.

또 주가 조작에 가담한 인물들 가운데 상당수가 아직 시장에서 건재해 투자자들을 분통터지게 하고 있다.

◇플래닛82·UC아이콜스 등 신화만 남기고 퇴출

퇴출 기업들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플래닛82(057330). 플래닛82는 지난 2005년 11월 전자부품연구원과 공동으로 나노이미지센서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히며 주가가 1000원대에서 한달만에 4만6950원까지 급등했다. 시가총액은 1조900억원. 이는 당시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그러나 플래닛82는 윤상조 대표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투자에 나섰다는 혐의가 발견되며 다시 급락세로 전환, 불과 2주만에 4분의 1 가격으로 추락했다.

이후로도 플래닛82는 한화, 펜탁스 등과의 업무 제휴로 급등세를 타기도 했고 회계기준 위반, 검찰 수사 등의 악재로 급락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지난달 윤상조 대표와 이부열 이사가 50억원을 횡령한 혐의가 발견됐고, 회사는 상장폐지가 확정됐다.

회사측은 "윤 대표의 주가조작은 사실이 아니며 검찰이 과잉수사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플래닛82가 주주들의 기대에 반한 모습을 보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UC아이콜스(065810) 역시 플래닛82 못지 않은 급등세로 눈길을 끌었다.

UC아이콜스는 이승훈 구름커뮤니케이션 대표와 박권씨가 경영권을 인수한 2006년 9월부터 오름세를 타기 시작했다. 당시 2000원에 불과하던 주가는 이듬해 4월 2만8800원으로 10배 이상 급등했다. (왼쪽그래프 참조)

UC아이콜스 역시 작전의 결과 급등했던 것임이 드러났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UC아이콜스 주가 조작에는 차명계좌 140개, 130억원의 자금이 동원됐다.

모델라인(064720) 역시 비슷한 이력을 갖고 있다. 모델라인의 여상민 대표이사는 HS창투, 모라리소스 등의 상장사 M&A 과정에서 주가 조작을 한 혐의로 현재 실형을 살고 있다. 한텔(041940)은 모 연예인 관계자와의 주가 조작에 연루돼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경영진은 건재..또 다시 소액주주들만 피해

문제는 이들로 인해 소액주주들만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이승훈 대표를 비롯, UC아이콜스의 전 경영진들은 또 다른 상장사 신지소프트를 통해 재기를 계획하고 있다. 이승훈 대표는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징역 3년(집행유예 5년)을 받았으나 경영활동에는 문제가 없다.

또 수원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여상민 대표도 조만간 다시 시장에 모습을 드러낼 조짐이다.

한 관계자는 "여 대표가 보석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설령 나오지 못한다 해도 최근 계열사 모라리소스를 매각한 대금으로 또 다른 상장사 M&A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플래닛82, UC아이콜스 등 작전 종목으로 인해 결국 또 투자자들만 손해를 봤다"며 "주가 조작꾼들이 증시에 발을 못 붙이게 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투자자 입장에서도 부실기업에 대한 투자를 조심해야 예기치 않은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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