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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오자와 탈당..집권 민주당 최대위기

임일곤 기자I 2012.07.02 15:22:00

오자와계 총 52명 탈당..이달초 신당창당 계획
민주당 분열 본격화..지도부, 추가이탈 저지 총력

[이데일리 임일곤 기자] 일본 정계 실력자 오자와 이치로 전 민주당 대표와 그를 따르는 의원들이 집단 탈당하기로 하면서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50명 이상이 당을 빠져나가 신당을 창당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집권 여당인 민주당의 분열은 물론 현 정권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오자와 전 대표를 지지하는 야마오카 켄지 민주당 중의원 의원은 이날 낮 국회에서 고시이시 아즈마 간사장을 만나 오자와 전 대표를 대신해 탈당서를 제출했다.

탈당서에는 오자와 전 대표를 포함한 중의원 40명과 참의원 12명 등 총 52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야마오카 의원은 탈당 신고서를 제출한 이후 기자들에게 “추가로 탈당할 의원들이 나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탈당 이후 신당 창당 가능성에 대해선 “오자와 전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밝힐 것”이라고 말했으나 신문은 이달 초에 창당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앞서 오자와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을 따르는 의원들과 회의를 열고 탈당 이후 신당 창당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민주당의 분열은 지난달 26일 중의원에서 소비세 인상안이 통과되면서 사실상 예고됐다. 오자와 전 대표는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정치 생명을 걸고 추진한 소비세 인상안을 반대하면서 탈당 및 신당 창당을 시사해왔다.

소비세 인상안은 현행 5%인 소비세율을 2단계에 걸쳐 오는 2015년까지 10%로 인상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오자와 전 대표는 “국민에게 부담이 되는 증세를 요구하기 전 행정과 재정개혁을 실행해야한다”며 반대했다. 소비세 인상안의 중의원 표결 당시에도 오자와 전 대표와 그를 따르는 민주당 의원들 50명 이상이 반대표를 던졌으며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소비세 정국’을 계기로 촉발된 이번 민주당의 분열 사태는 지난 2003년 민주당이 자민당 탈당 세력을 중심으로 한 오자와의 자유당과 합친 이후 최대 규모다.

오자와계 의원들이 집단 탈당하면서 노다 요시히코 정권의 국정 운영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당장 중의원 과반이 무너지진 않겠지만 의원들이 추가로 떨어져 나갈 경우 제 1당 지위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의원 전체 의석수 480석 가운데 오자와계가 집단 탈당하면서 민주당의 남은 의석수는 250석 가량으로 일단 과반(240석)은 붕괴 되지 않은 상태다. 아울러 참의원에서도 12명이 이탈하면서 남은 의석수는 92명으로 제 2당인 자민당보다 6석이 많다. 이에 따라 야당이 내각 불신임 결의안 등을 상정하더라도 당장 정권이 붕괴될 가능성은 적지만 추가 이탈자가 계속 나오면 민주당 의석수는 과반수에 못 미치게 돼 정권 기반이 위태로울 수 있다.

이에 따라 노다 총리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추가 이탈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노다 총리는 이날 저녁 당 회의를 열고 오자와계 의원들의 탈당서를 수리하지 않고 모두 제명 처분하는 의견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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