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교육부가 확정한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은 수능을 공통과목 위주로 바꾸는 게 골자다. 현행 ‘공통+선택과목’으로 출제되는 국어·수학에서도 선택과목이 폐지된다. 수험생들은 문·이과 구분 없이 모두 동일한 문제를 풀게 된다.
탐구 역시 선택과목이 모두 폐지된다. 지금은 총 17개 사회·과학 과목 중 2개 과목을 선택하고 있지만, 2028학년도 수능부터는 통합사회·통합과학을 응시하게 된다. 직업탐구도 선택과목 없이 공통과목(성공적인 직업생활)으로 출제된다. 다만 수능 성적은 사회·과학이 따로 산출된다. 대학은 특정 과목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식으로 모집단위별 특성을 살릴 수 있다.
교육부가 지난 10월 발표한 시안에서 바뀐 점은 심화수학 신설이 무산된 점이다. 당시 교육부는 수학을 문과 수준(대수·미적분Ⅰ·확률과통계)으로 출제하는 대신 심화수학(미적분Ⅱ·기하) 신설 여부는 선택사항으로 제시했다. 중장기 교육정책을 다루는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에 신설 여부에 대한 검토를 요청한 것. 하지만 국교위는 심화수학을 제외한 권고안을 의결했으며 교육부는 이를 수용, 심화수학을 배제한 개편안을 확정했다.
미적분Ⅱ·기하가 출제범위인 심화수학 신설이 무산되면서 대학 이공계열 학계의 반발도 예상된다. 앞서 대한수학회는 교육부 시안이 발표되자 “문과계열을 지원하는 학생들만을 고려한 시안으로 이과계열 대학 교육의 기반이 붕괴될 것”이라며 “미적분Ⅱ와 기하를 수능 범위에서 제외하려는 시도에 대해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사교육 유발 우려 △학습부담 가중 △고교 학생부로 평가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해 심화수학을 제외했다고 밝혔다. 수능에 심화수학을 신설하지 않더라도 고교에서 미적분Ⅱ·기하 과목을 이수했는지, 성적은 어떠한지를 충분히 평가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수능에서 미적분Ⅱ·기하가 빠졌기에 의대·공대·자연대 등에선 해당 과목을 반드시 이수하고 진학하라고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대의 경우처럼 정시에서도 교과평가를 도입, 고교 내신까지 대입에 반영하는 대학이 늘어날 것으로 본 것이다.
◇정시에서도 내신 평가 확대될 듯
입시전문가들도 심화수학 배제에 대한 보완책으로 ‘정시에서도 고교 내신 평가가 추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상위권 대학이나 의대 등 이공계열에선 정시에서도 고교 내신으로 심화수학 관련 과목을 전형자료로 반영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고교 내신은 현행 9등급제가 5등급제로 완화된다. 절대평가와 상대평가 성적을 동시에 기재하기에 대학에선 해당 학생의 석차 등급을 평가할 수 있다. 다만 국가교육위원회의 의결대로 고교 사회·과학 융합선택과목에선 절대평가를 도입하기로 했다. 체육·예술·과학탐구실험·교양과목과 같이 석차 등급을 기재하지 않는 방식으로 절대평가를 적용하는 것. 사회·과학 융합선택은 △여행지리 △사회문제탐구 △금융과경제생활 △윤리문제탐구 △기후변화와지속가능한세계 △과학의역사와문화 △기후변화와환경생태 △융합과학탐구 등 9개 과목이다.
이들 과목은 석차 등급이 기재되지 않기에 대입에서 핵심 자료로는 반영되지 않을 전망이다. 임성호 대표는 “절대평가가 도입되는 융합선택과목은 핵심 전형자료에선 벗어날 것”이라고 했다. 교육부 관계자도 “고교 학점제 취지를 살리기 위해 9개 과목에 한 해 절대평가를 실험해보자는 의미”라며 “대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