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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혁신 뽐내는 CES…삼성은 왜 기후변화를 외칠까

김상윤 기자I 2021.11.12 16:45:14

AI, 블록체인 등 신기술 향연 뽐내는 박람회서
한종희 사장 "기후변화 최소화 동참" 제안 예정
EU 주도 탄소중립, 우리기업에 불리한 화두
탄소축소 기술력 확보..시장 선도하겠다 '자신감'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IT전시회 ‘CES’는 신기술 향연의 장이다. CES 참가 기업들이 세계 테크 산업의 미래 기술이 우리 일상생활을 어떻게 바꿀지를 서로 뽐내는 자리다.

코로나 시국이었던 지난해 온라인으로 개최됐지만, 인공지능 기반 무인자율선박, 화면이 늘어나는 롤러블폰, 새로운 전기차, 인공지능(AI), 5G(5세대 이동통신) 등 각종 혁신기술이 제시됐다. 올해의 경우 AI뿐만 아니라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 블록체인, 스마트시티 미래 등이 소개될 전망이다. 각 기업이 제시할 주제, 기술에 따라 시장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사진=삼성전자)


“기후변화 최소화하는 데 동참하자” 제안

매년 CES에서 경쟁사들보다 한발 앞서 미래 기술 트렌드를 제시했던 삼성전자가 내년에 던질 화두는 ‘기후 변화 대응’이다.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CES 개막에 앞서 내년 1월4일 ‘기술은 인류와 지구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가치를 담은 ‘공존의 시대(Age of Togetherness)’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한 사장은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드는 데 기여한 삼성전자의 노력을 소개하고 기업들이 기후변화를 최소화하는 데 동참하자고 제안할 예정이라고 삼성전자 측은 밝혔다.

삼성맨이 CES 기조연설 연단에 선 것은 지금까지 총 5번이다. 윤부근 삼성전자 고문은 2011년과 2015년 사장 직책으로 기조연설을 했다. 2013년에는 우남성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2016년에는 홍원표 삼성SDS 솔루션사업 부문 사장, 2020년에는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장(사장)이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2020년만해도 김 사장이 반려봇과 셰프봇에 맞춤형 트레이닝을 해주는 웨어러블 보행보조 로봇까지 신기술을 대거 자랑했던 것을 고려하면 내년 초 기조연설의 결이 사뭇 다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라고 하더라도 탄소감축은 재무적인 관점에서는 ‘마이너스’다. 탄소발생을 줄이는 기술 개발에 상당한 자금이 투입돼야 하고, 각종 폐기물을 처리하는 데도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한다. 실적을 계속 늘려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사실 유럽연합(EU)이 기후변화 감축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산업정책 관점에서 읽어야 한다. 독일 등은 이미 오래전부터 탄소감축 시도를 했고, 이제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탄소감축 노력을 하지 않는 기업들과 거래를 하지 않겠다는 것은 곧 자국의 기업들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종의 ‘무역장벽’이 되고 있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더라도 이제는 탄소 감축 기술을 개발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 셈이다. 현재로서 탄소감축은 우리 기업에 불리한 화두다.

삼성, 기후변화 기술 선도하나

그럼에도 삼성전자가 내년 CES에서 기후변화 대응 주제를 던진 것은 상당한 기술력을 확보하고 대응에 나설 체력을 갖췄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영업실적 외에 지속가능 경영의 일환으로 탄소 발생을 최소화해 나가겠다는 것을 이례적으로 강조했다. 회사 측은 “앞으로도 반도체 생산 공정에 사용되는 가스의 양을 감축하고 온실가스 처리 장치의 효율을 향상해 나갈 것”이라며 “또 제품 소비전력의 효율화를 위한 솔루션을 적용해 탄소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반도체 폐수 슬러지를 제철 과정의 부원료로 재사용할 수 있는 신기술을 환경부로부터 인증받았다. 삼성전자는 2025년까지 모든 갤럭시 신제품에 재활용 소재를 적용하고, 전 세계 무선사업장에서 발생하는 매립 폐기물을 제로화하는 계획 등을 담은 ‘지구를 위한 갤럭시(Galaxy for the Planet)’를 발표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내년 CES에서 친환경 관련 기술을 대거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한종희 사장이 탄소중립 관련한 어젠더를 던지면서 삼성전자의 친환경 혁신 기술도 함께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탄소 중립은 후발주자인 우리나라 기업한테는 불리한 주제였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삼성이 선제적으로 기후변화 대응을 말한다는 것은 이제는 한국이 기후변화 대응 기술을 상당히 갖췄고 기후변화 시대에 맞는 새로운 시장을 주도할 준비가 됐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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