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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너마저!…'만능통장' ISA 이탈 시작됐나

장순원 기자I 2017.02.02 11:15:23

작년 12월 은행권 가입자 수 첫 감소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국민 재산을 불리는 만능통장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인기가 확 꺾였다. 버팀목 역할을 하던 은행권에서조차 가입자 이탈이 시작됐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월31일 기준 은행권 ISA 가입자 수(월간)가 8209명 줄었다. 작년 3월 출시된 이후 증권이나 보험 업권에서는 가입자가 꾸준히 감소해왔으나 은행권에서 순유출 현상이 벌어진 것은 처음이다. 은행권 ISA 가입자는 총 218만명으로 전체 가입자(239만명)의 90%가 넘는다.

ISA는 저금리와 저성장으로 목돈 만들기가 어려운 시대에 개인의 종합적인 자산관리를 통해 재산형성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ISA는 연간 2000만원까지 5년간 총 1억원 한도로 투자할 수 있다. 월급쟁이, 자영업자, 농어민 등 근로·사업소득이 있으면 나이나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가입할 수 있다. 이 상품의 장점은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ISA 운용으로 발생하는 순수익 가운데 연 200만원까지 세금을 물리지 않으며, 200만원을 넘는 수익에 대해서도 9.9%(지방소득세 포함)의 세율로 분리과세한다. 정부도 ISA를 ‘국민 재산증식 프로젝트’라며 적극적인 홍보로 뒷받침하면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들어서면서 가입자 증가율이 확 꺾였다.

수익률이 생각보다 높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시들해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최근 6개월 기준으로 수익률이 1~2%에 불과할 정도다. 작년 금융당국이 수익률 오류를 밝혀내면서 소비자들의 신뢰도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최장 5년인 의무 가입기간 역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또 초기 과열경쟁에 나섰던 은행권에서 가입자를 어느 정도 끌어모았다고 판단하면서 마케팅과 영업에 소극적으로 돌아서며 분위기가 식었다.

업계에서는 가입자격을 완화하고 세제혜택 같은 유인책을 확대해야 멀어진 소비자들을 다시 끌어들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당국도 세제혜택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중은행 ISA운용 담당자는 “은행권의 가입자 감소는 연말의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면서 “절세상품이 지속적으로 사라지는 상황에서 ISA 수요는 유지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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