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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ROTC, 사상 첫 추가 모집…학군단 70% 이상 정원 못채워

김관용 기자I 2023.09.04 15:10:38

軍 초급간부 확보 ''비상''
올해 지원율 1.6대 1 그쳐
지난해 2.4대 1보다 하락
초급간부 위한 예산도 미흡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군 초급장교 충원 문제가 심각한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육군 초급장교의 70%를 배출하는 학군사관 후보생(ROTC)의 추가 모집이 이뤄지고 있다. 지원자 급감에 따른 것이다. 지원자 추가 모집은 1961년 ROTC 창설 이후 처음이다.

4일 육군에 따르면 학생군사학교는 지난 1일부터 이달 21일까지 ROTC 추가모집 지원서를 받는다. 선발은 다음달 14일 필기시험, 11월 13~17일 면접시험 등을 거쳐 12월 22일 합격자를 발표하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사상 첫 ROTC 추가 모집은 올해 ROTC 지원율이 처음으로 2 대 1에 미치지 못한데 따른 것이다. 모집 인원보다 지원자가 많긴 하지만 입영 후 중도에 포기하는 후보생들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돼 자칫 졸업 후 임관하는 인원이 목표치를 하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후보생 기간 중도 포기자는 2019년 전국 255명에서 2020년 333명, 2021년 364명 등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학군사관후보생들이 겨울방학 기간 학생군사학교에 입교해 기초군사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육군학생군사학교 홈페이지)
올해 ROTC 지원 경쟁률은 역대 최저인 1.6대 1에 그쳤다. ROTC 경쟁률은 지난 2015년 4.8대 1에서 지난 해 2.4대 1까지 급락한 이후 16.1대 1까지 내려간 것이다. 이마저도 모집 기간을 8일 연장해 끌어올린 최대치였다.

특히 전국 109개 대학 학군단 중 무려 72% 이상이 정원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도권 대학 사정은 더 심각했다. 42곳의 학군단 중 86% 가량이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충원에 성공한 6곳 중 3곳은 여대 학군단이었다.

이같은 ROTC 지원율 및 충원율 급감은 상대적으로 복무기간이 길고 급여에 비해 책임이 더 크다는 부담감 등의 이유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ROTC 의무복무기간은 1968년 임관 후 28개월로 정한 뒤 지금까지 변화가 없다. 육군 병사 의무복무기간이 과거 36개월에서 현재 18개월로 단계적으로 줄어든 것과는 비교된다. 이에 더해 병 봉급 200만원 정책 추진에 따른 ‘봉급 역전’ 현상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방부는 내년도 국방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초급간부 처우 개선 명목으로 5620억원을 요청했지만, 예산 당국과 협의 과정에서 1998억원만 반영됐다. 초급간부들의 휴일·야간근무수당 신설 예산은 전액 반영되지 않았고, 1만원인 평일 당직근무비의 3만원 인상 요구안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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