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김흥종 KIEP 원장 “한-베 금융협력 위한 디지털동반자협정 논의해야”

이명철 기자I 2023.03.17 15:54:38

[IBFC 2023] 기조연설 ‘한-베 경제·금융 상생 발전 방안’
“한국의 해외 진출 수요-베트남의 금융서비스 수요 맞춤”
“일관성 있는 금융규제 필요해, 디지털 전환 협력 키워야”

[하노이(베트남)=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은 17일 한국과 베트남 경제·금융 협력과 관련해 “디지털금융의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는 한-베 디지털동반자협정(DPA) 논의를 시작할 때”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날 베트남 하노이 인터컨티넨탈 하노이 랜드마크72에서 열린 제12회 국제 비즈니스·금융 컨퍼런스(IBFC) 기조연설을 통해 “양국이 안정적 동반자 관계가 되기 위해서는 디지털 전환과 금융 분야 협력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노이(베트남)=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이 17일 베트남 인터컨티넨탈 하노이 랜드마크72에서 열린 ‘제12회 국제 비즈니스·금융컨퍼런스(IBFC)’에서 ‘디지털화시대 한-베 경제·금융 발전 방안’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한국 금융기업, 베트남 진출 활발…기여도 확대”


1992년 수교를 맺은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는 31년이 지난 지금 크게 발전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양국 교역량은 870억달러를 돌파했으며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간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하기도 했다.

김 원장은 “2010년대 들어 한국과 중국간 관계는 큰 변화가 없는 반면 미·중 갈등 이후 한-베 관계는 놀라울 정도로 협력적이면서 모든 분야에서 폭넓은 발전을 달성하고 있다”며 “한국과 베트남은 서로 3대 교역국 중 하나이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높은 부가가치의 제품을 수출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국 무역 관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분야는 투자다. 한국의 대베트남 직접투자는 규모가 확대되고 분야도 다양해지고 있다. 김 원장은 “직접투자 규모는 수출과 거의 비슷하게 성장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이 베트남에 투자하면서 서로 중간재를 수출 및 수입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베트남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면서 이를 지원하기 위한 사회간접자본(SOC) 금융 등 금융업의 현지 진출도 가속화하고 있다. 2021년 기준 베트남에 진출한 금융회사 점포수는 19개로 중국(16개) 등을 넘어 전세계 국가 중 가장 많다. 국내 은행의 베트남 점포 자산은 135억달러에 달한다.

현지에서도 금융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금융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한국은 저성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수익 창출을 위한 해외 진출이 필요하고, 베트남은 현지 수요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금융 시스템을 발전시켜야 하는 요구가 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우리나라 금융업의 해외 진출 현황을 보면 현지에 나간 한국 기업을 지원하는 기능이 대다수인데 베트남은 이를 넘어 현지 금융산업에 기여하는 부분이 확대되고 있다”며 “한국 금융 기업들이 베트남에서 올리는 당기순이익은 2021년 1억7200만달러로 해외 다른 지역보다 높다”고 소개했다.

실제 베트남은 은행, 증권, 보험 등 전통적인 금융산업 뿐 아니라 핀테크와 같은 새로운 영역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김 원장은 “베트남은 은행 계좌 보유율이 낮은 반면 인터넷 높은 인터넷 보급률과 휴대전화 가입자수 증가세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결제 분야가 빠르게 성장세”라고 분석했다.

“현실성 있는 금융 협력 정교하게 설정해야”

한국과 베트남의 경제 협력에 있어서 주요한 과제 중 하나는 경제 안보다. 최근 글로벌 공급망 이슈가 지속적으로 불거지면서 공급망 충격을 완화할 양국 협력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노이(베트남)=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이 17일 베트남 인터컨티넨탈 하노이 랜드마크72에서 열린 ‘제12회 국제 비즈니스·금융컨퍼런스(IBFC)’에서 ‘디지털화시대 한-베 경제·금융 발전 방안’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김 원장은 “베트남은 세계 경제 무역 체제에 편입하고 있고 대외 협력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면서도 “양국간 특정 품목에 집중된 교육 구조, 베트남의 높은 해외 부가가치 의존도와 낮은 기술 이전 실적, 베트남 내 북부·남부 지역 투자 집중 현상 등은 해결해야 할 도전 과제”라고 지목했다.

금융 분야에서도 양국간 협력은 필수다. 김 원장은 베트남 금융과 관련해 규제 리스크 해소를 우선으로 꼽았다. 베트남의 금융 관련 규제와 제도 변경이 빈번해 정책 변화에 대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금융 관련 규제는 일관성 있고 앞뒤가 맞는 정책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며 “그렇게 되면 금융 협력에서 현실성 있는 미래를 좀 더 정교하게 설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제도 개선과 양국 협력을 통해 베트남 금융은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기구에서는 동남아 금융 부문 정책 제언을 통해 금융기관을 통한 금융 중개 기능을 강화하라고 지속 권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원장은 “은행을 통하지 않은 디지털 기술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금융 분야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베트남 뿐 아니라 다른 동남아 지역도 마찬가지지만 베트남은 국가 규모도 크고 경제 성장률도 높아 잠재력이 더 크다”고 말했다.

특히 디지털금융과 관련해서는 정보통신(IT) 기반의 디지털 교육과 선진화된 금융인프라·시스템이 요구되는 만큼 디지털 동반자로서 관계 정립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 원장은 “한국은 싱가포르와 DPA를 발표하는 등 디지털 협정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한국과 베트남 역시 디지털 분야에서 추가적인 양자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