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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MA, 최대 스폰서 화웨이 논란에 “서플라이 많으면 좋다”..원론적 답변

김현아 기자I 2019.05.29 11:06:25

한국서 열린 GSMA 주최, 과기정통부 후원행사 참석차 GSMA 임원진들 방한
줄리언 고어먼 GSMA 아태 대표 등"화웨이 제재 별다른 논의 없어"
"한국 정부주도 5G 활성화 공감..미국 버라이즌은 미미"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임원진이 미국의 화웨이 봉쇄에 대해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다. 화웨이가 GSMA가 주최하는 글로벌 이동통신 박람회 MWC의 최대 스폰서라는 점이 작동했다는 평가다.

▲줄리언 고어먼 GSMA 아시아태평양 대표(출처: GSMA)
28일 서울 중앙우체국에서 열린 아태지역 5G 최고경영자회의(APAC 5G Leaders’ CxO Summit) 참석차 당한한 줄리언 고어먼(Julian Gorman) GSMS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한국기자들을 만나 “(화웨이 제재에 대해)일반적인 원칙을 가지고 있다. 서플라이가 많으면 경쟁이 있어 더 좋다. 시장에 밴더가 많아 공정하게(fair)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프레임워크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공정성이 무너졌다고 보는가. GSMA의 공식 입장은 뭔가’라는 질문에는 “시장 베이스를 바탕으로 논의하는 것을 좋아하지 정치적인 입장을 밝히기는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고어먼 대표는 “(화웨이 제재로) 현장에서 (통신장비 공급이) 딜레이 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존 데이비드 킴 GSMA 북동 아시아 대표 및 전략적 업무 디렉터(출처: GSMA)
존 데이비드 킴(Johnny Kim·한국명 김태경)GSMA 북동 아시아 대표 및 전략적 업무 디렉터도 “이날 회의에 참석한 나라에서 화웨이 제재에 대해 별다른 의견은 없었다”고 말해 이번 회의에서 화웨이 이슈가 논의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줄리언 고어먼 대표와 존 데이비드 킴 디렉터는 모두 호주 국적을 갖고 있다. GSMA가 화웨이 논란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취하지 못하는 것은 예상된 일이다.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인 MWC에 모인 글로벌 기업들은 미국의 화웨이 장비 배제 방침을 두고 갑론을박했다. GSMA가 유럽 정부 및 의회에 화웨이 장비 배제 방침에 항의하는 서신을 보낸 걸 두고, 미국과 같은 편에 서 있는 미국과 호주 등의 통신사들은 서신 발송에 대해 회원 동의를 받지 않은 걸 문제삼기도 한 것이다.

이번 회의에 중국 기업이 현지에서 오지는 않았지만 한국화웨이 담당자는 참석했다.

▲화웨이 로고
하지만 15일(현지시각) 미국 상무부의 화웨이 제재 발표 직후 구글, 인텔, 퀄컴 등 주요 미국 공급사들은 자사 제품의 화웨이 공급 중단 결정을 발표했고, 독일계 인피니언(Infineon), 영국계 ARM과 같은 주요 반도체 관련 기업들도 수출 중단을 발표하는 등 여파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상무부는 화웨이 외에도 중국 CCTV 업체 하이크비전(Hikvision), 다화(Dahua) 같은 보안 기업들을 제재 리스트에 추가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하이크비전은 세계 1위의 보안카메라 제조기업으로 화웨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HiSilicon)에서 반도체 칩을 공급받아 큰 영향을 없겠지만 인공지능, 안면인식 등 기술 고도화 추진에는 상당한 제약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민원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28일 아태지역 5G 최고영자회의에서 ‘5G 플러스 전략’ 을 주제로 기조연설 하고 있다. 사진제공 = 과기정통부
아태지역 5G 최고경영자회의(APAC 5G Leaders’ CxO Summit)는 GSMA가 주최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후원한 행사다. 5G 상용화를 준비 중인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영국, 대만, 러시아 등 8개국 정부관계자와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참여했다.

이 행사가 우리나라에서 28일과 29일 이틀동안 열리게 된 것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과 매리 그랜리드 GSMA사무총장이 ‘5G 및 5G 융합서비스 분야 상호협력 증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매츠 그랜리드 GSMA 사무총장은 “MOU 체결의 후속 조치로 APEC 5G 서밋(Summit)을 한국에서 개최할 계획”이라고 했는데, 이번에 행사가 열린 셈이다.

이번 행사에선 민원기 과기정통부 2차관이 기조연설자로 나서 정부가 5G 전·후방 산업 활성화를 위해 만든 ‘5G 플러스 전략’을 발표했다. 발표에는 5G 네트워크·주파수 확보 방안, 통신구 등 필수설비 공동활용과 같은 제도개선이 포함됐다.

◇한국정부 주도 5G 활성화 공감..미국 버라이즌은 미미

GSMA 임원진들은 한국이 하는 정부 주도 5G 활성화 정책에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

존 데이비드 킴 디렉터는 “20년 전 프랑스를 갔을 때 미국·영국과 달리 산업 정책과 텔레콤 정책을 한 곳에서 하는 한국과 일본은 이상하다. 정부가 너무 끌고 가는 것 아닌가 생각했지만 이런 거버넌스 때문에 XDSL(초고속인터넷)이나 5G가 빠른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줄리언 고어먼 대표는 “유럽과 미국처럼 시장에 맡기면 투자를 안한다”며 “5G플러스 전략에서 과기정통부만이 아니라 다른 부처들도 드라이브하는 건 잘한다고 본다. 일본도 총무성이 있지만 다른 부처 사람들이 들어와서 5G 인더스트리 정책을 만들어 비슷하다. 유럽에선 이렇게 안한다”고 평가했다.

▲버라이즌이 4월 4일(우리시각) 새벽 1시 5G 세계 최초 상용화를 선언했다. 출처: 버라이즌 홈페이지
한국과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다퉜던 미국 버라이즌에 대해선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존 데이비드 킴 디렉터는 “버라이즌의 5G 가입자 데이터가 없다”면서도 “미국은 모뎀으로 했고 지역도 여전히 두 도시에 불과하다. (하지만)한국은 16개 도시에서 100% 구축은 아니지만 여러 지역에 걸쳐 있다. 단말기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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