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탁영란 간협 회장은 성명문에서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떠난 지 석 달이 넘어가는 지금, 간호사들은 과중한 업무와 훈련 부담으로 더는 견디기 힘들 지경이고, 한편으로는 병원 경영이 어렵다며 퇴직과 무급휴가 사용을 강요당하는 상황”이라며 “간호현장 업무 전반은 위기를 넘어 파탄 지경”이라고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이런 간호사들을 보호할 법체계가 너무도 허술해 아무런 보상 체계가 없음은 물론이고 자칫 ‘불법’으로 내몰릴 상황마저도 간호사들이 알아서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는 간호법안이 없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간호법 제정안은 간호인력의 자격·업무범위 명확화와 처우 개선 등을 골자로 한다. 불법과 합법의 경계에서 의사의 의료행위를 지원해 온 PA 간호사를 법제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지난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한 차례 폐기됐으나 정부가 의료공백을 극복하기 위해 간호사들의 업무 범위를 확대하기로 결정하면서 재추진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야 간사단에 관련 법안 3개를 조율한 정부안을 제출한 상태다. 그러나 채상병 특검을 둘러싸고 여야 정쟁이 번지면서 간호법 의결에 필요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열리지 않고 있다.
간호계는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절박한 심정을 호소했다. 21대 국회 임기 종료일(5월29일) 전에 처리되지 않으면 법안은 자동 폐기되는데 여야는 일정 협의조차 못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날부터 24일까지 사흘간 국회 앞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전국 간호사 간호법 제정 촉구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간협 관계자는 “23일 집회에는 오프(off)인 일반 간호사, 아직 발령받지 못한 신규 간호사, 간호대학생 등 2만5000명 이상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