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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지 몰린 푸틴 ‘동원령’ 카드, 그 어느 때보다 위험”

김윤지 기자I 2022.09.22 14:52:24

NYT, 푸틴 ''군 동원령 발동'' 분석
“전쟁 계획대로 안풀리자 전환점 마련”
실효성 글쎄…“공격서 방어로 반전 꾀해”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궁지에 몰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그 어느 때 위험하다. 그것은 푸틴 대통령이 어린 시절 쥐를 통해 얻은 ‘교훈’과 맞닿아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AFP)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를 통해 러시아의 군 부분 동원령을 이처럼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과거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 친구들과 막대기를 들고 쥐를 쫓아 다니다가 쥐를 구석으로 몰아넣자, 쥐가 갑자기 자신들을 공격해 어느새 쥐에 쫓겼다는 일화를 공개한 바 있다. 즉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이 그가 원하는대로 진행되지 않자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해 동원령이란 초강수를 뒀다는 분석이다.

전날 푸틴 대통령은 TV 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영토 보전이 위협받는다면, 우리는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면서 제군 부분 동원령을 발동한 사실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30만명의 예비군이 동원될 예정이다. 러시아 정부는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을 ‘특수 군사작전’으로 규정하며 그동안 동원령 발령 없이 군사작전을 한다는 점을 강조했으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가 차지했던 자국 영토의 10% 이상을 탈환하자 러시아도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에 대해 NYT는 푸틴 대통령의 연설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흐름을 바꾸려는 의도 이상이라면서, 이웃에 대한 침략 전쟁을 ‘조국에 대한 방어’로 반전시키려는 시도라고 짚었다.

‘푸틴의 마음속으로’라는 책을 쓴 프랑스 장가 미셸 엘차니노프는 러시아가 나폴레옹과 히틀러에 대한 방어전에서 승리했고, 이것이 러시아인들의 자부심이라는 점이라는 데 주목했다. 그는 “심리적 관점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 역시 방어를 위한 전쟁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라면서 “ 시작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었으나, 이제는 (러시아의 주장은)서구의 해체 시도에 맞서는 러시아의 방어전”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TV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지역 내 친러 지역 임시 정부가 추진하는 러시아 합병을 위한 주민 투표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NYT는 “이는 이들 지역을 탈환하기 위한 우크라이나의 반격을 ‘러시아 영토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핵 대응을 포함한 모든 수준의 보복을 정당화할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일각에선 푸틴 대통령이 서방에 혼란을 초래하기 위함을 의도했다고 봤다. 실비 베르만 전 주러시아 프랑스 대사는 “핵 위협은 엄포라고 생각되지만 일부는 이를 매우 위험하다고 본다”면서 “푸틴 대통령은 서방에 두려움을 안기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제공과 관련한 분열을 초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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