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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대출 적격담보증권에 녹색채권 추가 검토 중"…기후변화 대응 총력

이윤화 기자I 2021.10.28 12:06:44

한은, 향후 30년 디후변화 대응 이행 리스크 분석
물가상승 압력 키우고 기업 경쟁력, GDP 하락해
대출, 지급결제제도 및 외화자산운용 등 정책 검토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한국은행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고탄소산업 분류를 진행하고, 기후변화 대응 이행리스크 점검과 정책수단 활용 방안에 대한 연구를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기후변화 이행리스크에 의해 성장률 하락, 고탄소기업의 주가와 부가가치 추락, 수출 둔화 등의 위험이 잠재한 만큼 녹색성장기업에 대출 지원, 외화자산운용 ESG(환경·사회·지배구조)투자 확대 등 정책 수단을 구체화 하겠단 계획이다.

한은은 28일 ‘기후변화와 한국은행의 대응방안’ 보고서를 통해 향후 30년 동안의 기후변화 대응을 이어나갈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기업의 주가 및 부가가치는 끌어내리는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은 키우는 위험이 나타난다고 밝혔다.

자료=한은
한은은 2050년 탄소중립 목표 수행 등 장기간(30년)에 걸친 기후변화 대응이 우리나라 실물경제 및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동시에 분석했다. 조사국의 거시전망 모형(BOK-DSGE)과 금융안정국의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BOK-Climate Stress Test)을 동시에 활용해 2°C, 1.5°C 두 가지 시나리오별 경제적 영향을 추산했다. 1.5℃ 시나리오에서는 2℃ 시나리오 대비 더욱 강화된 온실가스 배출규제가 적용돼 이행리스크 영향이 크게 확대된다.

우선 GDP 성장률은 연평균 최대 0.32%포인트 가량 하락하고, 기업의 생산비용 증대를 따라 소비자물가상승률도 최대 0.09%포인트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이 탄소국경세(톤당 50달러)를 도입할 경우 우리 수출은 연간 1.1% 감소할 것으로 예측돼 GDP 성장률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본격화되는 경우 고탄소산업의 부가가치는 큰 폭 하락(연평균 0.95~2.44%)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고탄소산업의 부도율은 2019년 대비 큰 폭 상승(최대 10.2~18.8%포인트, 연평균 0.34~0.63%포인트)하고 주가는 큰 폭 하락(최대 51.0~53.7%, 연평균 1.7~1.8%)할 것으로 예측됐다. 1.5℃ 시나리오에서 2050년 기준 고탄소산업의 주가는 53.7% 하락해 반토막이 날 수 있단 전망도 나왔다.

이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이행리스크는 금융시스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고탄소산업 관련 금융자산(대출·채권·주식)의 가치 하락은 국내은행 자기자본비율(BIS 기준 총자본비율, BIS비율)을 2050년 기준 지난해 대비 2.6~5.8%포인트(2021~2050년중 연평균 0.09~0.19%포인트)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은행 BIS비율은 2℃ 시나리오에서는 최대 2.6%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1.5℃ 시나리오에서는 최대 5.8%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은행업권별로 살펴보면 고탄소산업에 대한 자산 보유액이 상대적으로 많은 특수은행은 이행리스크에 더욱 취약해 BIS비율 하락폭이 더 커진다. 지난해 기준 특수은행의 금융자산(대출·채권·주식) 포트폴리오 중 고탄소산업 비중은 20.6%에 달한다.

한은 관계자는 “1.5℃ 시나리오에서는 은행이 보유한 고탄소산업 관련 금융자산의 가치하락이 본격화됨에 따라 국내은행 BIS비율이 규제비율 수준까지 하락하게 된다”고 말했다.

자료=한은
한은은 기후변화가 우리경제 및 금융시스템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파급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응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을 검토하는 중이다. 대출제도와 관련해서는 금융중개지원대출을 통한 녹색성장기업 지원하고 대출 적격담보증권에 녹색채권 추가하는 방안을 살피고 있다. 지급결제제도에서는 차액결제이행용 담보증권에 녹색채권 추가하고, 공개시장운영시에도 환매조건부매매(RP매매) 및 증권대차 담보 대상증권에 녹색채권 추가할 수 있는 방안이 예시로 제시됐다.

외화자산운용과 관련해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일부 죄악산업(술·담배·도박·무기 등)을 투자대상에서 제외하거나 ESG 기준에 맞지 않는 산업과 기업 등을 배제하고 이 같은 적용 방침을 점진적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또한 내부 경영 차원에서는 기후변화 전담조직을 설치해 기후변화 관련 정보 및 데이터의 축적, 인력의 전문화를 도모하고 한은 자체의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여 실행방안을 수립하고 2023년부터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이처럼 기후변화 이행 리스크가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을 주는 것은 고탄소 산업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한은이 산업별 온실가스 배출량을 부가가치로 나눈 값을 이용해 부뉴한 결과, 77개 업종 중 17.7%가 고탄소산업에 해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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