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잘나가던 자동차주가 환율 ‘복병’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엔원 환율이 5년래 최저치를 이어가면서 실적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2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현대차(005380)는 전거래일보다 2500원(0.99%) 오른 25만5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현대모비스(012330)는 3500원(1.17%)오른 30만2500원, 기아차(000270)는 400원(0.65%) 내린 6만800원을 기록했다.
나흘 연속 하락 랠리를 이어가던 현대차 3인방의 주가는 이날 신차 효과로 엇갈린 흐름을 보였지만 여전히 불안감은 큰 상황이다. 이날 현대차는 신형 제네시스를 공개하면서, 내년 국내 3만2000대, 해외 3만대 등 글로벌 시장에서 총 6만2000대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시장에서는 자동차주의 주가가 약세 흐름을 보이는 원인에 대해 환율을 지목하고 있다. 최근 엔원환율이 5년 2개월 만에 최저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수출주 전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환율 변동에 민감한 수출주인 데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과 경쟁하는 특성상 엔화약세는 가격 경쟁력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강상민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환율은 즉각적으로 가격을 변동시키는 요인”이라며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현지 공장을 세우고 해외 비중이 높아진다 해도 환율이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태식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엔화약세로 인해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라며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실적부진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 최근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자동체 기업들이 현지화를 상당 부분 진행해 이익변동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신차효과’로 환율 우려감을 일정 부분 상쇄할 것으로 내다봤다.
윤 연구원은 “현대차가 현지화를 진행하면서 수출 비중이 과거에 비해 낮아졌기 때문에 환율변동에 따른 이익 변동성은 크게 줄었다”며 “시장의 우려만큼 실제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가 제네시스를 공개하면서 평균 300만원 정도 인상을 결정했다”며 “매출액 측면에서 가격 인상은 주가에 긍정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고 연구원은 “신차효과의 바로미터인 제네시스의 판매량과 국내외 시장의 반응이 주가에 민감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판단했다.
윤 연구원도 “신차효과는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내수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제네시스가 출시되면서 수입차에 빼앗긴 내수 부분을 일정부분 되찾을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