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의장 3주째 공석…장기 파행·국정운영 차질 우려↑

방성훈 기자I 2023.10.25 11:47:14

공화당 내분 심화…세 번째 하원의장 후보도 낙마
바이든 안보예산·내년 본예산 등 긴급 현안 처리 제동
백악관 "바이든 국민 위해 싸우는데 공화당 서로 싸워"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하원의장 공석 사태가 3주 이상 이어지면서 국정운영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화당 내 갈등이 사그라들지 않아 의회 파행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급한 현안들이 제때 처리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서다.

공화당 새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됐지만 공화당 내분에 따라 세번째로 낙마한 톰 에버 공화당 원내 수석부대표 (사진=AFP)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이날 오전 비공개로 의원총회를 열고 하원의장 후보에 출마한 8명의 의원을 상대로 표결을 실시했다. 그 결과 톰 에머 공화당 수석부대표가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공화당 내 서열 3위인 에머 수석부대표는 미네소타 지역구로, 2015년부터 4선 연방 하원의원을 맡고 있다.

하지만 본회의에서 프리덤 코커스(공화당 내 강경 보수주의 모임) 등 찬성표를 던지지 않겠다고 밝힌 공화당 의원들이 20명을 넘어서며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고, 에머 수석부대표는 결국 후보자 지위를 포기했다.

스티브 스컬리스 원내대표, 짐 조던 법사위원장에 이어 이날 에머 수석부대표마저 낙마하면서 미 하원의장 자리는 23일째 빈 상태로 남게 됐다. 미 하원은 케빈 매카시 전 의장이 지난 3일 프리덤 코커스 의원들의 주도로 사상 처음으로 해임된 이후 후임을 선출하지 못해 파행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공화당 내분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이에 국정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지원, 국경 통제 강화, 중국 견제 등에 쓰기 위해 신청한 1050억달러(약 141조원) 규모 ‘안보 예산안’ 처리부터 2024회계연도 본예산 처리 등까지 긴급한 현안들이 줄줄이 제동이 걸렸다.

내달 중순 연방정부 임시예산안이 종료되면 셧다운(일시적 업무 중단)을 막기 위한 본예산을 적용해야 하는데, 하원의장 부재로 협상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공화당이 다수당이긴 하지만, 현재 하원 의석은 공화당이 221명, 민주당이 212명으로 9석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공화당 내부에서 5명만 반기를 들어도 민주당의 협조가 없으면 의안 처리가 불가능하다.

공화당에 대한 민주당과 여론의 비판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앤드류 베이츠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날 “공화당 의원들은 미 국민을 위해 싸우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 합류하는 대신 서로 끊임없이 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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