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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재개했지만 여전히 물 부족…가자지구 인도주의 위기 심화

이소현 기자I 2023.10.17 11:32:36

이스라엘 가지지구 심각한 물 부족
유엔, 주민들 탈수로 인한 사망 우려
전기 끊겨 담수화 플랜트 가동 멈춰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부에 끊겼던 물 공급을 재개했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식수 부족으로 탈수로 인한 사망이 우려되는 등 가자지구 주민들은 심각한 인도주의 위기에 처했다.

14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 어린이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물을 모으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 구호기구는 이날 25만명의 사람들이 24시간 동안 대피소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유엔은 대다수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기 위해 유엔 학교로 이동했는데 실제 깨끗한 물은 모두 고갈된 상태라고 전했다. 식수 확보가 절실한 가자지구 주민들은 바다에 인접한 지역에 우물을 파기 시작했으며, 하수와 바닷물로 오염된 짠 수돗물에 의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물 공급을 즉각 중단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논의 이후 가자지구 남부에 물 공급 재개 결정이 내려졌지만, 하마스는 약속에도 아직 물 공급을 재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상황에 가자지구 주민들은 물을 얻기 어려운 상태로 생존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유엔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면 봉쇄 이후에 심각한 물 부족은 ‘삶과 죽음의 문제’가 됐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무력충돌 전에도 가자지구의 물 공급은 부실한 상태였다. 이미 세계보건기구의 1인당 하루 물 소비량의 최소 요건도 충족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가자지구의 유일한 자연 수자원은 이집트 시나이반도 북부에서 가자지구를 거쳐 이스라엘로 이어지는 해안 대수층(지하수를 함유한 지층) 분지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스라엘 인권단체인 브첼렘의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대수층은 처리되지 않은 폐수로 인해 오염되어 여기서 나오는 가정용 물의 96.2%가 마실 수 없는 상태다. 수질이 급격히 악화한 것은 가자지구의 많은 인구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빗물로 대체할 수 있는 양보다 더 빠르게 펌프질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14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물을 모으고 있다. (사진=로이터)


게다가 더욱 큰 문제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전력 공급을 중단해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상황에서 물을 저장할 펌프를 작동할 수 없는 점이다. 실제 가자지구의 주요 담수화 플랜트 3곳은 이스라엘의 봉쇄로 인한 전력 제한에 따라 모두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세계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가자지구 주민 97%가 개인 물탱크와 소규모 태양열 담수화 플랜트에 의존해 식수를 조달하고 있다. 이처럼 일부 소규모 담수화 시설이 운영되고 있지만, 수처리 품질은 불안정하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이스라엘 인권단체인 브첼렘의 2021년 연구에 따르면 가자지구 담수화 시설의 79%가 무허가로 운영되고 있으며, 시험으로 채취한 담수 샘플의 평균 12%가량이 위험한 수준의 오염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은 가자지구에 펌프 시설 등 수처리 시설을 재가동하기 위해서 연료 및 전기공급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엔은 “지금 당장 가자지구에 연료를 트럭으로 실어보내야 한다”며 “연료는 사람들이 안전한 식수를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은 심각한 탈수로 죽기 시작할 것”이라며 “물은 마지막 남은 생명선”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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