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李 "수도권 사드 불필요", 尹 "아니면 강원도든 충청도든 정해야"

장영락 기자I 2022.02.04 14:56:04

이재명, 윤석열 수도권 사드 배치 공약 비판
"고고도 방어체계는 수도권에 불필요"
우리 군도 "수도권은 저고도 요격체계인이 패트리어트가 적합"
윤석열 "수도권 아니더라도 강원도, 충청도 등 군사적으로 정해야할 문제" 해명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윤 후보의 사드 수도권 배치 공약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이 후보는 사드 배치 비현실성을 지적하며 윤 후보를 압박했고, 윤 후보는 “수도권이 꼭 아니라도 강원도든 충청도든 군사적으로 정하면 된다”며 한발 물러섰다.
이 후보는 3일 저녁 열린 방송3사 합동 대선 후보 4자 TV토론회에서 윤 후보에게 사드 배치 공약에 대한 질의를 했다.

이 후보는 “사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데 수도권에 배치해도 고고도는 해당이 없다. 그걸 왜 다시 설치해서 중국의 반발을 불러와 경제를 망치려 하느냐. 어디에 설치할지 위치를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윤 후보는 “사드에 대해 더 알아보셔야 할 듯하다. 북한이 수도권을 겨냥할 경우 미사일을 고각발사한다. 당연히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윤 후보는 “요격 장소는 수도권이 꼭 아니더라도 강원도든 충청도든 경상도지만 좀 더 땡겨오든, 위치는 군사적으로 정해야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수도권이라도 북한이 미사일을 고각발사할 경우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최저 요격고도 40km)의 필요성이 있다는 논리다. 윤 후보는 다만 지역 사드 배치 자체가 논쟁 사안임을 의식한 듯 위치에 대해서는 강원도와 충청도 등을 언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윤 후보 주장과 달리 수도권의 경우 북한이 미사일 공격을 시도할 시 스커드 등 단거리 탄도 미사일로 저각 발사해도 충분한 사정거리가 확보되고 방공망 회피에도 유리해 우리 군도 북한이 서울을 향해 무수단 미사일(화성-10) 등을 고각발사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2016년 국방백서에도 “수도권 방어에는 사드보다 패트리어트가 더 유용한 요격무기체계”라고 서술된 것도 이런 사정을 반영한다. 박근혜 정부가 2016년 논쟁 끝에 사드를 경북 성주에 배치하기로 결정한 당시에도 수도권 방어에는 북 스커드 미사일을 방어할 수 있는 패트리어트 체계가 적합하다는 설명이 등장했다. 국방부가 2020년 1월 남부 지역에서 운용하던 패트리어트 포대를 청와대 인근 북악산으로 옮겨 배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드에 대한 이같은 우리 군 분석, 대응 실상과 거리가 먼 윤 후보 발언은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의 사드 관련 발언을 설명하는 대목에서도 드러났다.

이 후보는 “브룩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도 추가 사드 필요 없다고 했는데, ‘안보 불안을 조성해서 표 얻으려고 경제 망친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윤 후보에게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안보가 튼튼해야 주가도 유지되고, 국가 리스크라는 것이 주는 것”이라며 “브룩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 이야기는 성주에 있는 사드를 우리 패트리엇이라든가 저층 방어 시스템하고 연계를 했을 때 더 효과적이라고 한 것이지, 그분이 사드 추가배치가 필요 없다고 말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브룩스 전 사령관은 지난 2020년 11월 자유아시아방송(RFA)와의 인터뷰에서 “한반도에 사드를 추가 배치할 필요가 없다“고 실제로 밝힌 바 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한국에 있는 패트리어트 미사일 방어체계 레이더(저고도 미사일용)와 한국의 그린파인 레이더(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 등 다른 미사일 방어 시스템과 사드를 통합하면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할 수 있다. 이것은 더 나은 통합방어시스템이 될 것”이라며 추가 사드 배치는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 인터뷰에서 브룩스 전 사령관 역시 저고도 요격 체계인 패트리어트와 사드의 병용 필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지난달 1일 미국 미사일 방어청이 사드 레이더를 활용해 저고도 요격미사일인 패트리어트로 적의 미사일을 성공리에 요격한 상호운영 시험 결과를 한국 미사일 방어에 직접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저고도, 고고도 요격체계 레이더를 각각 통합 활용하면 사드 추가 배치 없이 한반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후보가 ‘저층 방어 시스템’을 언급한 것으로 보아 브룩스 전 사령관 발언의 맥락은 이해하고 있으나 “사드배치가 필요없다고 말한 적 없다”는 주장은 잘못 소개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