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경쟁 뛰어든 애플…“새로운 기회”vs “혁신 충분치 않아”

김윤지 기자I 2024.06.11 13:17:15

기대 너무 컸나…주가 2% 가까이 하락
블룸버그 “2시간 행사서 AI 언급 2분”
“애플, 좀 더 야심찬 AI 전략 내놨어야”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자사 기기에 새로운 인공지능(AI) 기능을 도입하면서 빅테크 간 AI 경쟁에 뛰어들었다. 애플이 경쟁자들에 뒤처졌다는 우려를 잠재울 것이란 평가와 함께 그동안 애플이 보여준 ‘혁신’에 못 미치는 수준이란 회의적인 반응도 나온다. 이날 애플 주가는 뉴욕 시장에서 전거래일 대비 1.91% 하락 마감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10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애플 본사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24)에서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AFP)
애플은 10일(현지시간) 오전 미 캘리포니아주 애플 본사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세계개발자회의(WWDC)24’에서 애플 플랫폼과 오픈AI의 챗GPT 간 통합을 담은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했다.

그동안 애플은 글로벌 AI 경쟁에서 경쟁 업체 대비 밀려 있다는 평가를 받은 만큼, 애플이 이번 회의에서 AI 서비스를 공개해 그동안 부진했던 실적을 만회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애플은 지난 한 해 중국 내 매출 감소, 미국 법무부의 반독점 소송, 유럽의 디지털시장법 위반 조사 등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애플 주가는 지난 1년 동안 20% 넘게 오른 마이크로소프트나 알파벳 등 여타 빅테크 기업들과 달리 같은 기간 8% 상승하는 데 그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발표에 대해 “AI 기능을 핵심 제품에 더 빨리 통합한 경쟁사에 비해 뒤처지는 것을 확인한 애플이 10년 만에 가장 중요한 소프트웨어 이벤트를 펼쳤다”고 반응했다.

애플의 주요 투자자인 미 헤지펀드 굴레인 캐피털 파트너스의 트립 밀러 파트너는 “AI는 애플을 구해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이야기가 필요하고 AI는 애플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이날 시장의 반응은 다소 회의적이었다. 경쟁사들이 앞서 선보인 AI 서비스와 큰 차이 없는 AI 서비스, 기기와 버전에 따른 ‘애플 인텔리전스’의 제한적인 접근성 등이 아쉬움으로 꼽힌다. 애플의 AI 도입이 시장의 많은 기대를 모았음에도 1시간45분 넘게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 챗GPT에 대한 언급은 2분 정도에 불과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시장 조사기관 포레스터의 디판잔 채터지 수석 분석가는 “애플의 AI 도입은 최근 부진한 기기 매출에 일부 도움이 될 수 있겠으나 새로운 추종자 집단을 만들어 내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 글로벌X의 테하스 데사이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분명 AI와 관련해 애플의 좀 더 야심차고 포괄적인 전략을 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애플은 올 하반기부터 출시되는 새로운 아이폰 운영체제 iOS 18, 아이패드OS 18, 맥OS 15 등 일부 애플 플랫폼에서 오픈AI의 챗GPT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챗GPT 계정 없이 무료로 최신 GPT-4o 모델이 제공하는 AI 기능을 음성 인식 서비스인 시리는 물론 문서작성앱 페이지를 포함한 ‘쓰기 도구’ 전반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또한 AI를 통해 전화 앱에서 음성 녹음과 텍스트 전환, 요약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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