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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10명 중 8명 "미국은 현재 통제불능 상태"

방성훈 기자I 2020.06.08 10:55:44

WSJ-NBC방송 공동 여론조사…당파적 분열 뚜렷
민주당 "경찰 플로이드 살인이 문제…코로나 대응 장기화"
공화당 "항의시위가 더 우려…코로나 억제되고 있어"
트럼프 국정 지지율엔 큰 변화 없어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및 인종차별주의에 대한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는 미국인들.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백인 경찰이 체포 과정에서 목을 눌러 숨지게 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대한 항의시위가 미국 전역을 뒤흔들고 가운데, 미국 국민 10명 중 8명이 “국가가 통제 불능(out of control)”이라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방송이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80%가 ‘현재 미국의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고 있느냐’는 질문에 “통제력을 잃었다”고 답했다. “통제되고 있다”는 대답은 15%에 불과했다. WSJ은 ‘압도적 다수’가 통제 불능의 상태를 걱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사원인 제프 호윗은 “(항의)소동과 고통 속에서 모든 미국인이 똑같이 말할 수 있는 단 한가지는 바로 통제불능이라는 사실일 것”이라고 말했다.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따른 인종차별 항의시위와 관련해선 경찰의 행동에 대한 우려가 54%로 절반 이상을 차지, 항의시위 자체에 대한 우려(27%)보다 높았다.

주목할만한 점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서 미국 내 당파적 분열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것이다. 공화당원 중엔 48%가 플로이드 살인 사건보다 항의시위가 더 우려된다는 입장을 내놓은 반면, 민주당원 중에서는 81%가 경찰의 살인 행위에 더 큰 우려를 표했다.

코로나19에 대한 인식에서도 공화당 지지자들과 민주당 지지자들은 인식 차이를 드러냈다. 코로나19가 억제되고 경제가 정상화하기까지 1년 또는 그 이상이 될 수 있다는 응답자가 54%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17%는 1년보다 더 오래 걸릴 것으로 봤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민주당원은 74%가 장기화 가능성을 우려한 반면, 공화당원 중 32%는 코로나19가 이미 관리·억제되고 있다고 봤다.

WSJ은 “미국 유권자들이 2주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시위와 10만90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코로나19 팬데믹(댕행) 등 국가적 위기를 둘러싸고, 당파적으로 분열된 인식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응답자 중 63%는 본인 또는 가족 누군가가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4월 조사(73%) 때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3명 중 2명 수준이라고 WSJ는 전했다.

한편 코로나19 사태에 이어 미 전역에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항의시위가 벌어지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45%로 4월 조사(46%)때보다 1%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오는 11월 대선과 관련해선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여전히 7%포인트 뒤진 42%의 지지율을 얻었다. WSJ은 “러시아 스캔들 및 로버트 뮬러 특검 보고서 공개, 탄핵 시도, 코로나19 팬데믹 등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43%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누가 코로나19에 따른 실업난을 해결하고 경제를 되살릴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4월 48%에서 이번달 35%로 하락했다.

또 응답자 55%는 타협할 줄 알고 여론을 중시하는 대통령을 원한다고 답했으나, 35%는 지금보다 더 과감한 변화를 약속하는 대통령을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57%는 정부가 국가가 더 적극적으로 사회적 문제들에 대응하길 원한다고 답한 반면, 38%는 정부의 민간 영역에 대한 개입이 너무 많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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