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여정, 2박3일동안 보여준 '패션 외교'

성세희 기자I 2018.02.12 11:48:21

검은색 정장 위주, 행사 성격에 따라 재킷 색깔 바뀌어
만찬 행사, 자줏빛 재킷·흰색 블라우스 등으로 변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지난 9일 오후 전용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평창으로 향하는 KTX를 타기 위해 승강장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성세희 기자]‘백두혈통’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지난 11일 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북한으로 돌아갔다. 김 부부장은 우리나라 언론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친동생이다. 김 부부장의 일거수일투족이 이목을 끈 가운데 2박3일간 보여준 패션도 화제에 올랐다.

지난 9일 오후 1시30분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김 부부장은 검은색 모피 코트를 입었다. 또 살구색 스타킹에 털 부츠를 신었다. 따로 가방을 들고 나오진 않았으며 금팔찌나 목걸이 등은 착용하지 않았다. 대신 은색 손목시계를 차고 검은색 꽃핀을 꽂았다. 수수한 얼굴이었지만 흰 얼굴에 눈썹을 그리고 눈두덩에 연한 보랏빛 아이섀도를 칠한 흔적이 있었다. 김 부부장은 공항에서 내려서 바로 KTX로 이동해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관람했다.
김여정(좌)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10일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우)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사진=청와대)
다음 날인 10일 오전 김 부부장은 검은색 투피스 치마 정장을 입고 청와대를 방문했다. 다른 일정보다 중요한 자리라서 검은색 정장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김 부부장은 이날 김 위원장 친서를 007 가방에 넣고 들고 와서 직접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낮 1시 46분까지 청와대 본관에서 김 부부장을 비롯한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접견하고 함께 오찬을 했다.

김 부부장은 오후 강원도 강릉시 스카이베이 경포호텔로 이동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주재 북측 고위급대표단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김 부부장은 청와대와는 다른 차림으로 만찬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방남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 부장이 10일 오후 강원 강릉시 스카이베이 경포호텔에서 열린 통일부 장관 주재 북측 고위급대표단 만찬에 참석했다.(사진공동취재단)
강릉에 도착한 김 부부장은 처음으로 검은색이 아닌 자줏빛 투피스를 입었다. 치마는 검은색이었지만 재킷 색깔이 바뀌었다. 첫날처럼 반 묶음 머리는 그대로 유지했다. 시종일관 당당하고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던 김 부부장은 이날 핸드백을 들었다. 가방은 검은색에 금색 체인으로 연결된 것 외엔 아무런 장식이 없는 깔끔한 디자인이었다.

김 부부장은 이날 저녁 7시40분경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빙상 쇼트트랙 남자 1500m 예선과 여자 500m 예선 경기를 관람했다. 이어 밤 9시10분 강릉 관동하키센터로 이동해 북측 고위급 대표단과 여자아이스하키 남북탐일팀 첫 경기인 스위전을 관람했다. 김 부부장은 첫날 입었던 검은색 모피코트를 입고 내내 자리를 지켰다. 이 자리에는 문 대통령 외에도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알랭 베르세 스위스 대통령 내외가 함께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운데)가 특사자격으로 방남한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오른쪽),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왼쪽)과 지난 11일 오찬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사진=총리실)
방남 마지막 날인 지난 11일에도 김 부부장이 일정마다 다른 옷차림으로 나타났다. 김 부부장은 이날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북한 고위급대표단과의 오찬에 참석하면서 회색 재킷을 입었다. 이 자리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주재한 오찬으로 김 부부장 외에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 북한 대표단과 수행단 10명이 참석했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11일 서울 중구 반얀트리 호텔에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위한 환송만찬을 주재했다. 이번 만찬은 이날 오후 7시 서울 국립중앙극장에서 열리는 삼지연관현안단의 공연에 앞서 식사를 함께 하고 남북간의 우의를 다지기 위한 것이다. 만찬은 오후 5시 20분경 시작해 6시 30분을 전후로 종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청와대)
김 부부장은 이날 오후 5시30분쯤 서울 중구 반얀트리 호텔에서 시작된 환송 만찬에 미색에 가까운 블라우스에 검은색 치마 차림으로 나타났다. 블라우스는 목 부분 중앙에 금색 단추로 포인트를 준 디자인이었다. 오찬 이후 일정마다 다른 느낌을 연출하기 위해 여러 번 옷을 갈아입은 흔적이 보였다. 머리 모양과 화장법은 첫날과 거의 같았으며 손목시계를 차고 항상 핸드백을 손에 들고 있었다.

만찬을 마친 김 부부장은 같은 차림으로 만찬장 바로 옆인 서울 국립중앙극장에서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을 관람했다. 김 부부장은 일정 내내 시계 외엔 다른 액세서리를 착용하진 않았다. 대신 행사 성격에 따라 다른 색 옷을 입는 방식으로 분위기를 맞춘 것으로 보인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김 부부장이 평소 북한 행사에 모습을 드러낼 때 검은색 정장을 입었다”라며 “전반적으로 절제된 옷차림으로 세련미를 강조했다”라고 분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서울 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 공연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남한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대표단과 함께 관람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문 대통령, 김정숙 여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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