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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가계대출 증가 우려"…물가 아니어도 금리 올릴 필요 충분

최정희 기자I 2022.06.09 12:00:00

한은, 6월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발간
"금융기관 가계대출 영업 강화 움직임"
신 정부 부동산 규제 완화에 집값 상승 조짐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은행은 가계대출 증가, 집값 상승 우려만 보더라도 기준금리를 올릴 필요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고공행진하는 물가만이 금리를 올리는 이유는 아니라는 얘기다.

한은은 9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의결했다.

출처:한국은행
한은은 “최근 신정부의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가격 상승 기대가 반등하고 2월 이후 보합세를 지속하던 주택 매매 가격도 소폭 오름세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주택매매 가격 전기비 상승률은 2월과 3월 0%를 기록했으나 4월 0.1%로 상승했다. 주택가격 전망 CSI도 2월 97로 뚝 떨어졌으나 3월 104, 4월 114, 5월 111로 올라섰다.

한은은 “높은 대출금리, 주택 가격에 대한 고평가 인식 등이 향후 주택 가격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겠으나 그간 가격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 공급 부족이 지속될 가능성이 불안요인으로 잠재해 있다”고 평가했다. 건설 원자재 가격 급등 등으로 신규 분양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 가격 상승 심리가 자극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가계대출은 증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은은 “가계대출은 4월 들어 전세자금 및 집단대출 수요 지속, 은행권의 신용대출 관리 강도 약화 등으로 증가세로 전환했다”며 “향후 가계대출은 대출금리 상승 등의 영향을 받겠지만 주택 관련 대출이 견조하게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기관들이 가계대출 영업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증가 규모가 재차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문재인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작년 12월부터 올 3월까지 넉 달간 감소했으나 4월 1조9000억원 증가세로 돌아섰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대출 비율은 작년말 106.5%로 2020년 이후 11.5%포인트나 급등했다. 미국, 일본, 호주 등 11개 주요국 중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한은은 “경제 규모에 비해 가계부채 수준이 여전히 높은 데다 최근 들어서는 주택 가격이 소폭 오름세로 전환하고 가계대출도 다시 증가하고 있어 금융불균형 위험을 기조적으로 줄여나갈 필요성은 여전하다”고 밝혔다.

한은은 작년 8월부터 금융불균형 위험을 경고하며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했고 올 들어서는 물가상승을 경계해 금리를 인상하고 있으나 물가 뿐 아니라 금융불균형까지 고려해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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