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덕 좀 볼랬더니 불매운동이 웬말`…트럼프 지우기 나선 美기업들

방성훈 기자I 2017.02.06 11:01:51

反트럼프 여론에 떠밀려 굴복..연이어 판매·광고 중단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대여론이 확산됨에 따라 트럼프 일가와 관련된 기업들도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소위 ‘트럼프 브랜드’에 대한 대통령 후광효과가 예상보다 미미한데다 대중의 반대여론이 커지고 있어 미국내 주요 기업들이 이들과의 관계를 재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명품브랜드 백화점으로 유명한 노드스트롬은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의 의류 브랜드 ‘IVANKA TRUMP’와의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 다음 날인 3일에는 미국 3대 패션 백화점 중 한 곳인 니먼 마커스가 웹사이트에서 ‘이방카 트럼프’의 보석 판매를 중단했다. 이날 이후 두 회사 홈페이지에서 이방카의 브랜드는 이미 없어졌거나 사라지고 있다. 노드스트롬의 경우 공식적으로는 매출 하락을 이유로 들었으나 NYT를 비롯한 미 언론은 반(反)트럼프 캠페인에 따른 소비자 불매운동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NYT는 “반트럼프 시위가 확산되고 불매운동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소비자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게 됐다”면서 “온라인에서는 이에 대응해 쉽게 (퇴출 등의) 조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미국인들은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그랩유어월렛(GrabYourWallet)’이라는 움직임을 통해 두 부녀 소유기업 제품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여왔다. 이 단체는 트럼프 일가와 관련된 제품 뿐 아니라 제품을 판매하는 백화점 체인, 매장 등에 대해서도 보이콧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엔 홈페이지에 맥주 회사인 밀러쿠어스를 등록했다. 모회사인 몰슨쿠어스의 이사 피터 쿠어스가 지난 해 6월 트럼프의 기금 모금 행사에 이름을 올린 사실이 알려져서다. 밀러쿠어스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다”며 “우리 브랜드를 보이콧하는 것은 성실한 근로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일본 오토바이업체 카와사키는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공동 제작자 및 진행자로 있었던 NBC 인기 리얼리티 프로그램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에 대한 광고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방크 트럼프는 이 프로그램에 출연해 유명세를 떨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이민자에 대한 비하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프로그램에서 손을 떼게 됐다. 미국의 차량공유서비스 업체인 우버의 최고경영자(CEO) 트래비스 칼라닉은 지난 2일 고객 20만명이 스마트폰에서 우버 계정을 삭제한 것에 놀라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자문단에서 빠지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트럼프의 대통령의 후광을 보려고 발빠르게 움직였던 기업들이 이제는 반트럼프 여론에 떠밀려 대중의 압력에 굴복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멀버리앤아스토의 마케팅 컨설턴트 크리스 알리에리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기 전엔 소비자들이 트럼프 브랜드에 무관심했지만 (이제는) 그 관계를 무시하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