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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한 김진태, `컷오프 위기` 딛고 초대 `강원특별도지사`로

권오석 기자I 2022.06.01 23:38:46

이광재 꺾고 강원도지사 당선되면서 정치적 부활 성공
당내 경선 컷오프 후 `기사회생` 하며 최종 후보로 나서
`극우 정치인` 벗어나 중도층 확장 위해 이미지 변신 노력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김진태 국민의힘 후보가 6·1지방선거에서 초대 `강원특별도지사`에 당선되면서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강원도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최문순 전 지사가 내리 3선을 할 정도로 보수 진영이 열세인 지역이었다. 그러나 `정권안정론`을 등에 업은 김 당선자가 갖은 우여곡절 끝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2010년부터 꾸준히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던 강원도민들이 12년 만에 변화를 선택했다.

국민의힘 김진태 강원도지사 후보가 1일 오후 강원 원주시 단계동 선거사무실에서 지지자들과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원도지사 선거에 나선 김 당선자는 이광재 민주당 후보를 꺾고 승리했다.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도 김 당선자는 54.9%로 이 후보(45.1%)를 오차범위(±1.6~3.4%포인트) 밖에서 앞섰다.

강원도지사 선거는 `원조 친노`로 분류되는 이 후보와 `원조 친박`으로 불리는 김 당선자 간 맞대결이 벌어진 곳으로,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였다. 앞서 최문순 전임 지사가 3선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 후 11년 만에 새로운 후보들이 맞붙은 곳이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강원특별자치도법’이 통과됨에 따라 김 당선자는 초대 강원특별도지사가 된다. 해당 법에 따르면, 강원도는 내년 6월부터 연 3조원 이상의 추가 재원 확보 및 각종 규제 완화 혜택을 받는다.

김 당선자가 당의 후보로 강원도지사 선거에 나서기까지는 그야말로 `기사회생`의 과정이 있었다. 그는 당내 경선 과정에서, 과거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망언 논란 등에 발목을 잡혀 컷오프(공천배제)를 당했었다. 이에 반발한 김 당선자는 단식농성을 불사했고, 결국 경쟁자였던 황상무 전 KBS 아나운서를 제치고 최종 후보가 됐다.

어렵게 잡은 기회인 만큼, 김 당선자는 중도층 확보를 위해 과감한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그간 `극우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로 확장성이 낮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그는 선거 유세 과정에서 반려동물 봉사를 하며 ‘유기견의 아빠’가 되기도 했고, 리조트 고객의 가방을 들어주는 `벨보이`로 근무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 당선자의 노력에 더해, ‘윤풍’(尹風)이 날개를 달아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원도는 윤석열 대통령의 외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에 김 당선자는 선거 운동 기간 내내 ‘힘 있는 여당 도지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준석 당 대표도 강원도를 찾은 자리에서 “국민의힘이 앞장서서 윤 대통령과 함께 예산 폭탄을 떨어뜨리겠다”고 했다.

김 당선자는 출구조사 발표 후 인터뷰를 통해 “아직 출구조사일 뿐이고 당선증을 받아야 안심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더 지켜보겠다”고 조심스레 소감을 밝혔다. 그는 △반도체 거점도시 육성 △금융기관 등 공공기관 유치 △강원도 제2청사 신설 △오색케이블카 설치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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