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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은 26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 지난달 23일 달러 표기 채권 이자 지급을 연체한 이후 중국 정부가 쉬 회장에게 이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와 동시에 중국 전역의 지방 정부들은 헝다그룹 은행 계좌를 모니터링하기 시작했다. 회사 현금이 채무 변제가 아닌 미완공 주택 건설 프로젝트에 전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헝다그룹이 계약금을 받고 나서 아직 완공하지 못한 중국 내 아파트는 총 160만채에 달한다.
블룸버그는 중국 중앙·지방 정부의 방침은 ‘헝다 구제’에 개입하길 꺼리고 있다는 또다른 신호라고 평가했다.
쉬 회장의 개인 재산이 헝다그룹의 막대한 부채를 상환할 수 있을 만큼 많고 유동적인지는 불분명하다.
이미 투자자들은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이는 헝다그룹 채무 조정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현재 헝다그룹 달러 표기 채권이 액면가에서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는 게 그 방증이다.
또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쉬 회장의 재산은 지난 2017년 420억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현재 78억달러까지 줄었다.
쉬 회장의 재산 대부분은 헝다그룹 주식이다.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헝다그룹이 2009년 홍콩증시에 상장한 뒤 받은 배당금이다. 블룸버그 추산에 따르면 그는 지난 10년 간 그룹으로부터 배당금 80억달러를 받았으며, 이를 재투자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그럼에도 쉬 회장은 홍콩에 1억달러짜리 저택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채무 위기가 불거지기 이전까지만 해도 60m 길이의 메가요트를 구입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헝다그룹은 지난주 8350만달러 달러 표기 채권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며 ‘일단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면했다.
문제는 다음 채권 이자 지급도 막아낼 수 있을지 여부다. 또다른 달러 표기 채권의 이자 지급 만기일은 30일 유예기간이 끝나는 오는 29일이다. 이를 해결하더라도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역내외 채권 규모가 74억달러에 달한다.
한편 중국에선 헝다그룹을 시작으로 다른 부동산 관련 기업들의 연쇄 부도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당대부동산은 지난 25일 만기인 채권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지 못했으며, 앞서 화양년홀딩스(판타지아 홀딩스), 중국부동산그룹(차이나 프로퍼티 그룹), 신리홀딩스(시닉홀딩스) 등도 채무 상환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