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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이란 민병대, 시리아 미군 기지에 로켓 발사…"사상자는 없어"

방성훈 기자I 2021.06.29 12:06:13

전날 미군의 이라크·시리아 민병대 공격 따른 보복
美-이란 핵합의 협상 중단 속 공방 지속 '주목'

시리아TV가 28일(현지시간) 방영한 이란 지원을 받고 있는 민병대를 겨냥한 미군의 공습 장면.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민병대가 28일(현지시간) 시리아 내 미군기지에 여러발의 로켓을 발사했다. 전날 미군의 친(親)이란 민병대 공습에 대한 보복 차원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군 주도 연합군 대변인인 웨인 마로토 대령은 이날 시리아 알오마르 유전 미군 기지를 겨냥한 로켓 발사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사상자는 없었으며 물적 피해를 조사하고 있다”면서 미군 역시 포격으로 대응 사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마로토 대변인은 공격 주체가 누구인지 언급하지 않았으나, 시리아 현지언론들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란이 지원하는 민병대가 알오마르 유전 인근에서 수차례 포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미군 기지에 대한 공격은 전날 미군이 이라크와 시리아 국경지대에서 이란 지원을 받는 민병대 시설을 정밀타격한데 따른 보복으로 풀이된다. 미 국방부는 전날 친이란 민병대를 겨냥해 시리아 내 2곳과 이라크 내 1곳에 공습을 가했다고 발표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 2월 이라크 주재 미군기지 등에 드론 공격을 가한데 따른 보복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란과 이라크는 지역 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며 강력 반발했다.

외신들은 “이번 미군 기지에 대한 공격은 이란 지원을 받는 민병대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한 미군의 화력에 한계가 있다는 점, 양측 간 공방이 지속 발전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확전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민병대를 억제하기 위한 바이든 행정부의 또다른 도전 과제”라고 평했다.

한편 이번 공방이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관련 7차 협상을 앞둔 시점에 이뤄져 주목된다. 미국과 이란 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힘겨루기로 긴장감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번 공방이 향후 협상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신들은 전날 이뤄진 미군 공습에 대해 오는 8월 취임을 앞둔 대미(對美) 강경파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 당선인을 향한 경고성 메세지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라이시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하고 나면 이란에선 8년 만에 보수 강경파 정권이 출범하게 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란 핵합의 복원을 원하고 있으나, 당사국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협상 재개 일정도 정해지지 않고 있다. 이란은 미국이 경제 제재를 풀어야 핵합의에 복귀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국은 이란이 먼저 핵합의를 다시 준수해야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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