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日 "양자협의, 韓 일방적 요청" 반박…WTO 회원국은 '시큰둥'

정다슬 기자I 2019.07.25 10:03:23

WTO 이사회에서 일대일 대화 공개 제안
日 "수출관리 제도일 뿐…이미 대화하고 있어" 회피
중재예상했던 미국은 침묵…다른 회원국들 "관여하고 싶지 않다"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 정부 대표로 참석해 일본의 수출 규제를 지적한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이 지난 24일(현지시간) 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우리 정부가 2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이사회에서 일본에 ‘1대 1 대화를 하자’고 하자며 공개적으로 대화를 제안했다. 그러나 일본 측은 이는 한국의 일방적인 요청이라며 만남을 거부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다른 참여국들의 발언은 없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일부 참여국에서는 이 일은 한·일간의 문제일 뿐 의사회 의제로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정부는 한국이 연설 중 양자협의를 일방적으로 제안했을 뿐, 직접적으로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하라 준이치 주제네바 일본대사는 “(실무 레벨 회의에서) 이미 5시간 이상 한국과 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 측 수석대표로 참여한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은 이날 오전 회의에서 일본 측에 양자협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일본 측에 직접 전달할 수도 있지만, 이미 국장급 레벨의 협의를 여러 번 요청했고 거절당하거나 무시당한 상황에서 공개적으로 만남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찬이 끝난 후 오후 3시 회의가 속개될 때까지 일본 측의 대답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후 김 실장은 다시 한 번 일본 측의 답변을 요청했으나 이하라 대사는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다수의 국가가 국제적인 규칙에 근거한 수출 관리제도를 개선하고 있다”며 이번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 강화는 WTO 위반이 아니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이후 김 실장은 다시 발언권을 신청해 일본의 이런 태도가 지금까지 우리나라와의 대화에서 보여줬던 기존 행동과 일맥상통한다고 비판했다.

이날 회의에서 한국과 일본 이외의 참여국의 발언은 없었다. 중재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됐던 미국도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오히려 참여국 가운데서는 이번 의제와 관련해 “한·일 양국 간의 문제로 우리는 관여하지 않는다”(레오나드 마르크 EU 대사)는 반응도 나왔다고 한다. 아프리카 국가의 대표도 닛케이의 취재에 “일본의 조치에 대해 시비를 가리기 이전에, 왜 이 주제가 의제가 됐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해졌다. WTO 이사회는 164개국·지역이 공유하는 무역관제를 의논하는 자리로 한·일 양국 간의 문제를 논의하는 데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로이터 통신 역시 몇몇 다른 나라 외교관들은 한·일간의 논쟁에 개입하지 않길 바랐다고 보도했다.

신 韓·日 경제전쟁

- 한일갈등 속…文 “자유무역 강화”VS아베 “인적교류 추진”(종합) - 日 여행 커뮤니티 ‘네일동’ 운영 재개 “본연의 자리로…” - 文대통령,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 참석..상생의 힘 강조(종합)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