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BOJ'에 엔화 가치 한 달 반 만에 최저치…日 개입 가능성

양지윤 기자I 2024.06.14 14:37:38

157엔대 초반서 후반으로 상승
국채 매입 축소 시기, 7월로 연기
비둘기 기조에 매도세 확대
도쿄 증시는 하락서 상승 전환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엔화 가치가 한 달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본은행(BOJ)이 14일 장기 국채 매입 규모 축소를 결정하면서도 구체적인 감축 계획은 다음 회의로 미룬 영향으로 풀이된다.

(사진=AFP)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한때 157.90엔대를 기록했다. 지난 달 1일 이후 약 한 달 반 만에 최저 수준이다. 엔화 환율은 이날 오전 157엔대 초반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일본은행이 시장의 예상과 달리 국채 매입 축소 시기를 7월로 미루자 시장에서는 긴축에 소극적인 비둘기적(통화 완화 선호) 메시지로 받아들여져 매도세가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본은행은 13일부터 이틀간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현재 0∼0.1%인 기준금리는 조정하지 않고 동결했. 매월 6조엔 수준인 장기 국채 매입 규모를 감액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구체적인 감액 규모는 시장 참가자 의견을 확인해 다음 회의에서 향후 1∼2년간 구체적인 계획을 결정하기로 했다.

닛케이는 “시장 참가자들이 예상했던 이번 회의에서 감액이 보류되면서 통화 긴축에 소극적인 비둘기파의 내용으로 받아들여져 엔화 매도세가 확대됐다”고 짚었다.

엔화 가치는 5월1일 한때 157엔99엔까지 하락했다가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의 대규모 엔화 매입으로 한때 151엔대까지 상승했다. 이후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가 부각되며 엔화 매도가 이어져 다시 약세 기조를 보이고 있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엔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한 달간 약 9조7885억엔(약 86조원)을 쏟아붓는 등 시장 개입에 나섰지만, 엔화는 여전히 156~157엔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날 엔화 가치가 또 다시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다시 환율 개입에 나설 것이라는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일본 증시는 3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15분 현재 일본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25% 오른 3만8820.74를 가리키고 있다. 일본은행의 국채 매입 축소 결정에 대한 경계감에 오전 한 때 1% 미만 하락했으나 오후 들어 상승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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